발 시원하면 여름이 시원하죠

[이성주의 건강편지]왕족 화가의 탁족도

발 시원하면 여름이 시원하죠

어제 변덕스런 날씨에 마음까지 젖지 않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낮에는 그저께처럼 땡볕더위였는데, 밤에 갑자기 우레, 번개와 함께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서울,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0.5~1㎝ 굵기의 우박까지 쏟아졌다고 합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늘 대구가 32도, 서울은 30도까지 올라갑니다. 6월 중순인데도 한여름 날씨이니까 진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선인들은 무더위가 닥치면 졸졸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濯足)으로 건강을 지켰습니다.

이를 표현한 그림도 숱하게 많은데 조선 중기 낙파 이경윤의 고사탁족도(高士濯足圖)가 대표적이라고 할 만합니다. 낙파는 봉호(封號. 임금이 내린 호)가 학림정(鶴林正)으로, 왕족 출신의 화가입니다. 위의 고사탁족도는 선비가 바위에 걸터앉아 탁족을 하고, 옆에서는 동자가 술시중을 들고 있는 풍경인데, 선비의 기개와 여유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그림을 의학적으로 톺아보면,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그림의 주인공인 선비는 배가 불룩한 데다 하체는 아주 가늡니다. 건강에 최악이라는 올챙이형 비만, 거미형 인간인 셈이죠. 뱃속은 지방이 넘쳐 온갖 성인병이 생기기 쉽고, 간도 기름기가 끼어 제 기능을 못합니다. 다리는 빈약해서 인슐린이 포도당을 저장하는 창고인 근육이 부족해 보입니다. 이처럼 인슐린 유통 시스템에 고장이 나면 당뇨병에 걸리기 쉽습니다. 이런 선비가 술을 마시면 간이 더 무리하게 되고, 온몸이 더 기름지게 됩니다.

산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며 돌아다니고, 탁족으로 피서하는 것이 그나마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다고 할까요? 무엇보다 여유로운 마음이 병의 방패막이를 하겠죠?

탁족이 건강에 좋다는 것이 얼토당토않은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발은 온도에 민감해 찬물에 담그면 온몸이 시원해지는데다 흐르는 물이 발에 몰려있는 경혈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탁족은 꼭 계곡에서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집에서 샤워나 발 마사지로도 탁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1주 3회 이상 땀을 흘리며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고 금연, 절주에 적절한 식사를 유지하며 ‘샤워 탁족’이나 발 마사지를 곁들인다면, 올 여름 거뜬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한방 탁족의 현대식 적용

①샤워할 때 발바닥을 중심으로 발 전체를 골고루 자극한다.
②수압을 높여 발바닥의 오목한 부분인 ‘용천혈’과 발등에서 첫째, 둘째 발가락이 만나는 부위의 바로 위인 ‘태형혈’을 집중적으로 자극한다.
③가족끼리 찬물로 상대방의 발을 씻으면서 발바닥을 두드려주면 발을 자극하는 효과에 사랑까지 키울 수 있다.
④무릎 아래 부위를 43~44도의 열탕에 3분, 16~17도의 냉탕에 1분씩 담그기를 5번 되풀이하는 ‘각탕’(脚湯)도 탁족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방에서는 특히 관절염 환자나 위와 대장이 약한 사람에게 좋다고 한다.

신록의 계절에 맞춰 이 푸른 나무가 계속 빛을 잃지 말라는 뜻에서 상록수의 뜻을 가진 두 노래를 준비했습니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Evergreen’과 크리프 리처드의 ‘Evergreen Tree’입니다. 코메디닷컴 엔돌핀 발전소에서는 영화 ‘A Star is Born’에서 바브라가 부르는 Evergreen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1941년 오늘 태어난 이스라엘 가수 에스더 오파림의 ‘Half I’m Fish, Half I’m Right’, 1949년 오늘이 생일인 데니스 로코리에르가 이끈 그룹 닥터 훅의 ‘When You’re in Love with Beautiful Woman’을 마련했습니다.

▶Evergreen

▶Evergreen Tree

▶When you’re in Love with Beautiful Woman

▶Half I’m Fish, Half I’m Right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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