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2살인데”...며칠간 구토하던 아기 뇌에서 ‘이것’ 발견, 무슨 일?
어린이집서 장염 걸린 후 구토 시작...4일째에 몸 가누기 어렵더니 결국 뇌졸중 진단
2살배기 아기가 며칠간 구토를 하더니 뇌졸중에 걸린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본머스에 사는 아일라 메이(2)는 지난 7월 어린이집에서 유행하는 장염에 걸렸다. 집으로 돌아온 아일라는 일시적인 배탈 증상을 겪고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구토 증상은 며칠간 사라지지 않고 계속됐다. 구토 4일째에는 아일라가 몸을 갑자기 움직이지 못하면서 심하게 울면서 잠에서 깼다. 단순 장염이라 보기에는 어려운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딸의 모습에 놀란 페이지 코넬리(27)는 아일라를 즉시 병원에 데려갔다.
뇌 CT 검사 결과, 아일라는 뇌졸중의 일종인 뇌정맥동 혈전증(Cerebral Venous Sinus Thrombosis‧CVST)인 것으로 나타났다. 뇌에 혈전이 생겨 혈관이 망가지고 출혈, 부종이 발생하면서 신경학적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페이지는 아일라의 뇌 손상 정도에 대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후 아일라는 뇌수술과 함께 혈전 치료 등을 받았다. 5개월간 병원에서 재활치료도 이뤄졌다. 그럼에도 아일라는 신체기능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현재 아일라는 혼자 앉거나 서지 못하고, 말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조차 할 수 없고, 호흡이 어려워 액체를 삼키는 것도 어렵다고 한다. 페이지는 “몸 가누는 게 어려워 아일라가 바닥에 앉을 때는 넘어지지 않도록 누군가 뒤에 앉아있어야 한다”며 “아직 빨기 반사가 되돌아오지 않아 젖병에 담긴 물도 마실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향후 아일라는 추가적인 재활‧물리치료 등을 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뇌의 정맥에 혈전이 생겨 뇌 압력 높아지고 출혈 등 발생하는 병
아일라가 앓는 뇌정맥동 혈전증은 뇌의 정맥에 혈전이 형성돼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희귀병이다. 뇌정맥동은 뇌의 경막층 사이에 있는 혈액의 통로다. 혈전이 생겨 혈관이 막히면 뇌의 혈액이 심장으로 제대로 운반되지 못해 뇌조직에 많은 양의 피가 고여있어 압력이 높아지고 뇌출혈, 뇌부종 등이 발생한다. 그 결과 환자는 사연 속 아기처럼 심각한 뇌손상을 겪게 된다.
뇌정맥동 혈전증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발생률이 10만 명당 1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선천적으로 뇌혈관기형이 있는 환자 중심으로 100만 명당 4~5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원인은 혈액 응고와 관련된 유전 요인, 외상, 감염, 호르몬 변화 등이다. 단, 약 85% 환자는 원인이 명확하나 10~20%에서는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다고 보고된다. 아일라도 이런 병에 걸린 이유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의료진들은 구토가 혈압을 급격히 높여 혈전 형성에 영향을 미쳤는지, 뇌정맥동 혈전증으로 구토가 발생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
흔한 증상은 두통...구토‧시야 흐릿함‧신체 움직임 어려움 등 문제 나타나
원인이 다양한 만큼 증상도 여러 가지다. 그중 두통은 전체 환자의 75% 정도가 호소하는 가장 흔한 증상이다. 두통만 단독적으로 나타나진 않고 다른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된다. 두통과 구토가 자주 동반되기도 한다. 뇌압이 상승해 앞이 흐릿하거나 겹쳐서 보이는 시야 문제, 팔다리를 움직이기 어려운 증상도 발생한다.
치료는 혈액이 더 이상 응고되지 않도록 돕고 혈전이 커지거나 새로운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항응고제 약물이 이용된다. 혈전이 크고 상태가 심각하면 혈전 용해제를 투여해 혈전을 분해하거나, 수술적 치료도 진행된다. 뇌손상이 크다면 치료 후 물리‧언어‧작업치료와 같은 재활치료도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