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얼굴 팽팽위해 ‘이 수술’?…젊을 때 효과는 ‘글쎄’, 왜?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20대 중반의 지연 씨(가명)가 상담을 위해 찾아오신 것은 약 2년 전이었습니다.

“원장님, 제가 다른 곳에서 광대 축소술을 받고 나서 살이 처진 느낌이에요. ‘절개 안면거상’을 하면 어떨까요?”

“광대 수술로 생긴 볼처짐은 ‘안면거상’으로 잘 해결되지 않아요. 안면거상은 늘어진 피부와 근막을 잘라서 당기는 수술인데, 볼처짐의 주된 원인은 볼살과 뼈의 위치가 아래로 이동한 것이니까요. 고생해서 그 큰 수술을 받아도 좀 팽팽한 느낌이 드는 정도이고, 처진 살이 올라가는 효과는 미미해요. 결국 뼈 수술을 다시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에요.”

“뼈 수술은 다시 하고 싶지 않아요. 안면거상 하면 얼굴이 작아지는 효과도 있다던데요.”

“안면 거상은 젊은 사람들에게 적합한 수술이 아니에요. 흉터도 잘 생기고요.”

하지만, 한번 마음먹은 분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성형외과 의사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역시 지연 씨는 이후 소식이 없었습니다.

2년이 지나서야 다시 내원한 20대 후반 지연 씨의 귀 앞으로 넓고 붉은 흉터가 눈에 띄었습니다.

“원장님이 하지 말라셨던 안면거상 수술, 받았거든요.. 그런데 역시 볼처짐은 그대로예요. 그래서 다시 찾아왔어요.”

“결국 하셨네요. 제가 효과 없을 거라고 했잖아요… 아유.. 그나저나 이 흉터 눈에 띄어서 어쩌죠.”

(왼쪽) 2년전 지연씨의 귀앞 (가운데) 최근 지연씨의 귀앞, 붉고 넓은 흉터가 눈에 띔

안면거상술(페이스 리프트)은 헤어라인과 귀 앞뒤를 따라 긴 절개를 가해 늘어진 피부와 근막을 잘라내고 당겨서 꿰매는 수술입니다. 미용성형술 중에서도 가장 큰 수술에 속하지만, 미국에서는 두 번째로 널리 시행되는 안면 성형술로, 매년 20만 명 이상이 이 수술을 받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얼굴형이 좁고 피부가 얇아 처지기 쉬운 백인의 인종적 특성과, 강한 햇볕으로 광노화가 심한 미국의 환경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안면거상술(페이스 리프트)은 헤어라인과 귀 앞뒤를 따라 긴 절개를 가해 늘어진 피부와 근막을 잘라내고 당겨서 꿰매는 수술입니다. [그림 출처=Plastic Surgery Key]
한국인은 미국인에 비해 얼굴의 노화가 느리고, 광대뼈 등이 발달해 있어 안면거상의 필요성과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 오랜 인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도 안면거상의 시행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는 인구 구조와도 상관있을 것입니다. 20대 초반의 인구는 감소하고, 노령 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성형수술에도 가장 각광받는 분야가 바로 ‘항노화’입니다. 때문에 많은 성형외과들이 ‘이제는 주름성형술(리프팅)이 대세’라며, 진료의 비중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안면거상술을 받는 나이는 40~65세 정도가 대부분이지만, 우리나라는 이와는 좀 다른 양상인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빠른 우리의 특성 때문인지 2~30대가 안면거상술을 받는 모습도 드물지 않게 봅니다.

2~30 대에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안면거상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1. 양악 수술이나 안면윤곽 수술로 생긴 살 처짐을 해소하기 위해

2. 무턱에서 턱 선이 늘어지고 이중턱처럼 보이는 것을 당겨서 펴기 위해

3. 살을 당겨 조이면 피부에 탄력이 생기거나 얼굴이 작아질 것이라는 기대로

이런 경우들에서 안면거상술의 효과가 완전히 없다 할 수는 없겠지만 각각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이 있으므로 안면거상술을 우선적인 수술로 선택하기 적절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노화로 늘어진 살을 잘라내는 것이 주된 목적인 수술을 백인보다 노화가 느린 한국인이 더 이른 나이에 받는다는 것이 실로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30대를 대상으로 안면거상술 시장을 키워나가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우리나라의, 인구 분포가 크게 변하고 고령 인구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인구는 전체적으로는 감소하고 있으며 고령에 접어드는 인구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름 성형술을 시행하는 병원과 의사가 늘어난 것에 비해 주름 성형술이 필요한 50대 전후 인구는 이미 감소세에 접어들었습니다.

문제는 안면거상술이 젊은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수술이 아니므로 젊은이들에게 적합한 수술이라 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우선 두드러지는 문제는 ‘심한 흉터’입니다.

안면거상술의 가장 적합한 대상은 중년 이상의 백인 입니다. 중년 이상의 백인에서 안면거상술은 눈에 띄는 흉터를 잘 남기지 않습니다. 여기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백인이 동양인에 비해 흉터가 훨씬 덜 남기도 하고, 노년이 청년보다 흉터가 훨씬 덜 생기기도 합니다. 피부에 걸리는 장력이 흉터를 비대하게 만드는데, 노화로 늘어져 ‘남는’ 피부와 근막을 잘라내고 봉합하는 수술에서 장력이 크게 걸리지 않는 것도 한 요인입니다.

하지만 같은 수술을 2~30대의 동양인에서 시행한다면, 반대로 이 모든 요인들이 흉터를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여분의 조직을 잘라내는 것이 수술의 목적이 아니므로, 강한 장력이 지속적으로 걸려 결국 살을 잘라낸 면적 그대로가 붉은 흉터로 채워지는 모습도 종종 보게 됩니다.

물론, 수술 후 흉터가 깨끗하게 남은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집도의의 꼼꼼한 봉합으로 흉터 발생 확률을 낮출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일정한 확률로 눈에 띄는 흉터가 발생하는 것을 피하기 힘들다는 뜻입니다. 일부의 잘 된 결과를 보고 ‘나도 이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금물인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다시 돌아봐야 할 것은 ‘근본’ 이란 생각이 듭니다.

‘안면거상술’이라는 수술의 주된 목적은 노화로 늘어진 주름을 당겨 펴는 것입니다.

통상의 목적을 벗어난 수술은, 통상적인 정도 이상의 부작용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을 늘 명심해야 합니다.

    박준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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