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교협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가 의료계 단일안”

각 대학 총장들에도 '증원 보류' 호소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김창수 회장 [사진=/유튜브YTN]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정부에 재차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해당 요청이 의료계의 단일안이라는 주장이다. 동시에 의대 증원 대상인 각 대학 총장들에게도 관련 절차를 중단해달라고 호소했다.

17일 전의교협은 제8차 성명서를 통해 “목전에 닥친 의료붕괴의 상황에서 정부에 의료계와의 신속한 대화를 촉구한다”면서 “의료계의 단일안은 처음부터 변함없이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였다”고 말했다.

성명서는 이어 “정부는 근거없는 의대 2000명 증원으로 야기된 현 의료 위기 상황에 대해 어떤 책임있는 자세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000명 증원은 교육 현실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지금의 규모로 증원되면 인적 자원과 시설 미비로 의학교육 평가 인증을 받지 못하고 의대 교육의 처참한 질 저하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또한 “의사 수 부족의 근거가 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우리와는 완전히 달리 국가 책임하에 공적 시스템에서 의료체계를 운용한다”면서 “의료개혁을 위해서는 우선 OECD 국가와 같은 의료환경으로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이어 “필수의료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공적 자원인 의료를 국가가 책임지지 않고 사적 영역에 방치했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수가, 진료 수입에 얽매이지 않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전에 의사 증원을 논의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 11일 전의교협 김창수 회장은 대한병원협회 국제학술대회 중 토론회 자리에서 협의회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전공의들과 입장을 같이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전공의가 제시한 조건은 “(의대증원의) 무조건적 철회가 아니라 원점에서 논의하자는 것”이라면서 “논의를 위해 신뢰할 수 있는 과학적 위원회(협의체)를 (먼저)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0명 증원 전제를 고정해둔 채 제안을 가져오면 (논의를) 고려하겠다는 정부의 말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면서 “협의체 시작은 정부가 전제조건 없이 이를 구성한다고 말하면 해결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대학 총장들에겐 “무리한 증원 거둬달라”

한편, 같은 날 전의교협은 전국 대학 총장들에게 보내는 별도의 서한문도 공개했다. 교육자로서의 양심에 호소하며 의대 증원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요청이다.

전의교협은 “대학은 학생을 잘 가르치는 기관이고 연구를 하는 기관이지 외형적인 발전만을 추구하는 기관이 아니다”라면서 “대학, 그리고 교육자로서 본분을 생각하고 무리한 의대 증원을 거둬 달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 현장을 반영하지 않고, 의과대학 교수들의 의견 수렴 없이 진행된 의대 증원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과 의료 파국을 가져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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