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담도암 1차 치료 허가 확대

위암 이어 담도암 치료 승인...자궁경부암도 처방 범위 넓어져

키트루다 제품. [사진=한국MSD]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처방 영역이 한층 확대된다.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담도암에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한 데 이어, 자궁경부암에 화학방사선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처방 적응증을 확대 승인 받았다.

16일 한국MSD는(대표이사 김 알버트) 자사의 항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 환자의 1차 치료로서 젬시타빈 및 시스플라틴과의 병용요법으로 적응증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유독 아시아권에서 발병률이 높은 담도암은, 특히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서의 사망률이 가장 높고 발병률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담도는 간에서 분비된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흘러가는 장기로, 담즙은 소화 기능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초기에 별 다른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려운 데다 주변 장기나 림프절로 전이가 잘 되기 때문에, 증상 발현 후 진단 시에는 이미 질병이 상당히 진행돼 있는 경우가 많다.

원격 전이 시 담도암의 5년 생존율은 3.2%에 불과한데, 이는 예후가 나쁜 것으로 잘 알려진 췌장암(2.6%)과 비슷한 수준이다. 담도암 치료 시 수술을 시도할 수 있지만, 근치적 절제가 가능한 환자는 40~50% 정도에 불과하다.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고려하는데, 국내에는 지금까지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의 한계가 큰 상황이었다.

이번 적응증 승인은 18세 이상의 환자 106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KEYNOTE-966 임상 연구를 근거로 이뤄졌다. 주요 결과를 보면 추적 관찰 기간 25.6개월 시점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군은 항암화학요법 단독요법군 대비 사망 위험을 17% 감소시켰다. 키트루다 병용요법군의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은 12.7개월로, 항암화학요법 단독요법군 10.9개월 대비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고했다.

새로운 안전성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 3~4등급의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키트루다 병용요법군의 70%, 항암화학요법 단독요법군의 69%에서 발생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진행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담도암 1차 치료 시 선호요법(Category 1)으로 권고하고 있다.

임상에 참여한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는 “담도암은 전 세계에서 한국의 발병률과 사망률이 매우 높은 암종이며, 원격 전이 단계에서는 5년 생존율이 3%를 겨우 넘을 정도로 치명적”이라며 “키트루다는 KEYNOTE-966 연구를 통해 유의미한 생존기간 개선을 확인했고, 실제로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투여받은 환자의 4분의 1이 2년간 생존하는 등 유의미한 치료 혜택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된 탐색적 환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치료 기간 동안 항암화학요법과 비교해 환자들의 건강 관련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고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내 담도암 환자들에게 삶의 질 유지와 생존기간 연장 가능성을 함께 제공할 수 있는 면역항암제 치료 옵션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또한 키트루다는 이날 2014년 국제산부인과연맹(FIGO) 기준 III-IVA기 자궁경부암 환자의 치료로서 화학방사선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적응증을 확대 승인 받았다. 이번 허가로 해당 고위험 국소 진행성 자궁경부암 환자들도 키트루다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 2022년 식약처 허가를 받은 PD-L1 양성(CPS≥1) 지속성, 재발성 또는 전이성 자궁경부암 허가에 이은 두 번째 자궁경부암 적응증으로 기존 적응증보다 조기 단계에 사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용만 교수는 “젊은 여성에게서도 발병 위험이 큰 자궁경부암은 국소 진행성 환자의 약 40%가 치료 후 재발을 경험한다”며 “재발의 4분의 3 이상이 초기 치료 2~3년 내에 발생해 재발률 감소를 위한 치료 옵션이 부족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키트루다가 해당 자궁경부암 환자들에서 확실한 치료 효과를 확인했기에 허가 이후 자궁경부암 조기 치료 환경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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