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대지 않고 피부암 진단하는 기술 나왔다?

초음파로 장기 시각화 하듯 레이저로 세포의 구조 파악 가능해져

가상 조직검사는 레이저에서 나오는 광파가 인체조직에 반사되는 것을 통해 세포의 구조와 특히 암세포의 유무를 판별하는 기술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날카로운 메스로 신체 조직의 일부를 절단하지 않아도 되는 ‘가상 조직검사(virtual biopsy) 기술이 개발됐다. 비침습적 방식의 피부암 진단은 물론 다른 장기에 생긴 암을 제거하는 수술현장에서 암세포가 남아있는지 여부를 바로 확인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된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병리학자는 생체 조직을 얇은 층으로 자르고 세포의 패턴, 모양 및 구조를 강조하는 화학 물질로 치료한다. 이러한 슬라이드를 준비하는 데는 많은 작업이 필요하고, 생체 조직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힌다. 예를 들어, 생체 조직을 한 방향으로 절단하면 다른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다른 방법으로 절단할 수 없다.

가상 조직검사는 레이저에서 나오는 광파가 인체조직에 반사되는 것을 통해 세포의 구조와 특히 암세포의 유무를 판별하는 기술이다. 초음파가 장기를 시각화할 때 음파를 이용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는 특히 피부암 진단에 유용하지만 다른 암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외과의가 유방암 수술을 할 때 병리학자의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현장에서 가상 조직검사를 통해 종양을 모두 제거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연구책임자인 스탠퍼드대의 애덤 드 라 제르다 교수(구조생물학)은 “우리는 많은 질환 진단에서 있어 현재의 표준이 되고 있는 병리학 슬라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을 뿐 아니라 실제 정밀검사의 해상도를 크게 개선해 다른 방법으로는 극히 보기 어려운 정보까지 포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아이디어와 구체적 기술은 논문의 제1저자인 요나탄 와인트라웁 박사과정 연구원이 주도했다. 그는 안과에서 안구 뒤쪽을 검사할 때 많이 사용하는 광간섭단층촬영(OCT)이라는 기술을 다른 장기에서 적용할 수 있게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연구진은 그렇게 얻은 OCT 이미지와 병리학 슬라이드를 무작위로 나열해 비교한 뒤 똑같이 세포구조 감지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면 피부과 의사는 환자의 피부에서 비정상적인 반점이 자라거나 변화하는 것을 기다렸다가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고 드 라 제르다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의사가 수술방에서 환자의 조직을 수십 군데 절개하는 대신 바로 OCT 카메라를 꺼내 각 점의 내부 세포를 이미지화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고 상상해 보라”고 말했다.

암 수술에서도 비슷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유방암 환자의 약 20%가 첫 번째 수술로 암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해 두 번째 수술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이 경우 수술실에서 바로 촬영한 OCT 영상으로 의사들이 놓친 암세포를 발견해 추가 수술을 피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adv.adi5794)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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