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속 12일 대한병원협회 차기 회장 뽑는다

이상덕 대한전문병원협회장-이성규 대한중소병원협회장 2파전...40인 투표로 판가름

12일 치러지는 제42대 대한병원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1번 이상덕 후보(왼쪽, 하나이비인후과병원장 및 대한전문병원협회장)와 기호 2번 이성규 후보(동군산병원 이사장 및 대한중소병원협회장) [사진=하나이비인후과병원·동군산병원]
국내 최대 의료기관 단체인 대한병원협회가 12일 차기 회장을 뽑는다. 이날 선거는 대한전문병원협회를 이끌고 있는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이상덕 병원장과 대한중소병원협회장인 동군산병원 이성규 이사장의 2파전으로 펼쳐진다.

특히 이번 선거는 의대 2000명 증원 문제로 의정 갈등이 깊어진 상황에서 치러져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두 후보 모두 의료계 내 병원 역할 정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선거는 협회 내 지역 및 직능 단체에서 추천한 40명의 임원선출위원이 투표권을 행사해 뽑는다. 유효 투표의 과반수를 얻으면 당선이 확정되며, 임기는 오는 5월 1일부터 2년이다.

이상덕 후보, 소통에 방점…종별·규모별 구성원 전체 역할 강조

기호 1번 이상덕 후보는 올해 초 일찌감치 ‘대한병협 버전 2.0’이란 공약을 제시하며 정부 의료정책과 국민 건강의 파트너로서 병협의 역할을 강조해 왔다. 눈에 띄는 점은 국민건강과 의료정책에서 특정 병원의 역할이 아닌 병협 구성원 전체의 역할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이상덕 후보는 현 상황을 국가적인 손실로 보며 앞으로 병협이 소통의 교두보로 역할을 하는 동시에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중심으로 한 의료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상급종합병원에서부터 종합병원, 중소병원, 전문병원, 정신병원, 요양병원, 재활병원에 이르기까지 3700여 개의 모든 병원이 우리나라 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면서 “그만큼 다양성이 생명인 단체이기에 특정한 병원이 주인이 아닌 모두가 주인이 되는 협회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각 종별 병원 모두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네트워크로 발전해 보건정책 파트너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보건복지부와 대통령실, 국회, 언론과도 긴밀하게 소통하며 올바른 정책을 적시에 수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덕 후보는 지난달 27일 병협 회장 출마 기자회견에서 의정 갈등과 관련, “작금의 위기 상황은 국가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라면서 “작금의 위기 극복을 위해 기꺼이 소통의 교두보가 되겠다”고 말했다. 의료전달체계 개편 등 의료정책 개선을 위해 향후 정부의 정책 파트너로서 위상을 확립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아울러, 병협의 국제 교류 활성화와 위상 제고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인 의료·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역량 확보도 뒷받침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35년 콧병 전문가’인 이상덕 후보는 경기고와 고려대 의대, 도쿄대 의대를 졸업하고 하나이비인후과병원과 병원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대한전문병원협회장과 병원협회 대외협력위원장도 맡고 있다.

이성규 후보, 전문성-중재 강조…전문가 자문단 구성 

기호 2번 이성규 후보 역시 현재를 ‘역대 최대 위기의 시기’라고 규정하며 의대 증원 등의 단계적 해결과 전문가 자문단의 구성을 강조한다. 이 후보는 “당장 의사 수를 증원하는 것으로 문제를 풀 수 없다”면서 “과학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하고, 병협이 정부안과 대한의사협회의 대안을 중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자문단을 통해선 병협의 통일된 목소리를 강조한다. 이 후보는 “병원 규모와 전문 분야, 지역에 따라 이해관계가 달라 각각의 목소리를 낸다면 어느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의료산업의 국가 성장동력 육성과 협회 내 전문인력 보강, 이익단체를 넘어 책임있는 기관으로 역할을 정립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성규 후보는 “의대정원 확대, 필수의료 패키지, 지역의료 살리기, 적정 수가 보상 등 최근 병원계 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복잡한 현안들과 많은 난관이 예상되지만 차근차근 실타래를 푸는 심정으로 한걸음씩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성규 후보는 전주고와 전북대 의대를 졸업한 신경외과 전문의다. 현재 전북 군산에서 동군산병원을 운영 중이며, 대한병원협회 기획·정책위원장과 대한중소병원협회장도 맡고 있다.

한편 12일 제65차 정기총회에서 치러지는 제42대 병협 회장 선거의 임원선출위원에는 김영태 서울대학교병원장, 이화성 가톨릭중앙의료원장, 금기창 연세대의료원장 등을 비롯한 대학병원장들과 고도일 고도일병원장, 김상일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장, 김진호 예손병원장 등 전문병원장과 종합병원장 등이 있다.

1959년 창립한 대한병원협회는 현재 30병상 이상의 병원급 의료기관 3700여 곳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병원 발전과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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