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합동기자회견 무산… 의료계 ‘한 목소리’ 언제 나올까

임현택 당선인 "김택우 위원장 물러나야"...김 위원장 "소명 다할 것"

정부의 의대 증원 저지에 대한 방향성을 두고 대한의사협회 내부의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의사협회가 예고했던 공동기자회견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내부에서 목소리가 좀처럼 통일되지 않는 모양새다.

9일 의협 정례브리핑에서 김택우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의료계 내부의 갈등 상황으로 인해 회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있는 점 매우 송구하다”며 “신속히 이 상황을 정리하고 비상대책위원회는 불합리한 의대 정원 증원 저지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운을 뗐다.

앞서 지난 7일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총선 이후 교수·전공의·의대생이 함께하는 ‘합동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그러나 의협 임현택 차기 회장 당선인은 8일 “(의협) 비대위 운영방향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비대위에 임 당선인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수 있도록 협조 공문을 보냈다. 이날 그는 “김 위원장은 사임해야 한다”는 입장도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은 “운영규정의 내용상 비대위의 해산 또한 전적으로 대의원회의 권한”이라며 ” 규정을 벗어난 주장을 하는 것은 바로 지금 정부가 밀어붙이는 정책과 같이 절차를 무시한 무리한 주장”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주어진 시간까지 비상대책위원장의 소명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내부적인 갈등으로 7일 예고한 ‘합동기자회견’은 불투명해진 상태다. 의협 비대위 김성근 언론홍보위원장은 “어제 오늘 (의협) 비대위간의 사건이 있어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번 주 목 또는 금요일 예고한 합동회견은 어렵다.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에 모여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의협 비대위는 추후 나올 의료계 통일안은 ‘원점 재논의’라고 못 박았다. 김 위원장은 “(의료계) 통일된 안은 원점 재논의”라면서 “이는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 줄이겠다를 미리 결정하지 않는 것이다”며 “이에 따라 의료계는 논의 전까지 증원 숫자를 제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점에서 재검토하면 그 기간이 1년이 2년이 될지 모른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한 논의와 합의가 이뤄지고 결론이 도출된다면 혼란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박단 회장의 소셜미디어(SNS) 글에도 해명에 나섰다. 박 회장은 전날 자신의 SNS에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게재해 의협과 대전협간 합의가 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전공의들이 합동기자회견을) 거부한 것이라고 받아들이진 않고 있다”며 “다만 전공의협의회 안에서도 논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도 비대위 회의 안에 있었을 때 합동 기자회견을 하자고 발표한 것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다”며 하지만 “대전협 내부 논의 과정에서 아직은 시기상조다는 의견이 나왔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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