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을러서?” 낮에 수시로 잠드는 女… ‘이 병’ 때문, 무슨 사연?

뼛속까지 느껴지는 피로감, 잠 들기 일쑤...미국 여성 희귀질환, 특발성 과다수면증

특발성 과다수면증은 밤새 숙면을 취해도 낮 동안 매우 졸린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수면 장애다. [사진=’뉴욕포스트’ 보도내용 캡처]
낮에 졸려하고 수시로 잠들어 주변으로부터 게으르고 조심성 없다는 핀잔을 듣던 여성의 증상이 사실은 희귀 수면장애 때문이라는 사연이 전해졌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사는 알리사 데이비스(26)는 항상 피로를 달고 살았다. 부모는 데이비스가 어렸을 때부터 낮잠을 자주 재워야 했다. 그럼에도 지속적인 피곤함이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쳤고 자신감까지 떨어졌다.

그가 느끼는 피곤함은 가끔 잠이 부족할 때 찾아오는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시야가 흐려질 정도로 계속되는 피로가 뼛속까지 느껴졌고, 갑작스럽게 피로감이 덮쳐오는 건 곧 의식을 잃을 거란 신호였다.

고등학생 때는 수업 중에도 잠이 들기 일쑤였고, 댄스 수업 중 춤을 추다가 비틀거리거나 바닥에 쓰러진 일도 있었다. 좋아하는 연극 수업을 듣다 갑자기 기억이 흐려지기도 했다. 나중에는 간단한 일을 끝내기 위해 몇 시간씩 계획을 세워야 하는 일도 생겼고, 생각이 흐려져 집중하기가 항상 어려웠다. 10시간, 12시간, 가끔은 14시간을 자고도 여전히 밤을 샌 듯한 느낌으로 잠에서 깼다.

성인이 되어 피로 때문에 눈을 뜨고 있는 게 불가능하게 되자 수차례 병원을 방문했지만 ‘게으르다’, ‘커피를 마셔라’ 같은 말만 들었다.

그러다 수면 전문가를 통해 임상 수면 연구에 참여하게 됐고, 거기서 특발성 과다수면증(idiopathic hypersomnia) 진단을 받았다. 특발성 과다수면증은 명확한 원인 없이 과도하게 졸음이 오는 특징을 가진 수면 장애다. 그의 몸은 수면 중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데 필요한 깊은 수면 단계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데이비스는 “답을 얻기 전까지 거의 커피에 빠져 살았으며, 나의 어려움이 개인적 실패로 비쳐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답을 찾은 후에도 상태를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2021년 특발성 수면과다증 최초의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며 데이비스는 현재 치료제 사용을 위해 또 다른 수면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그는 수면장애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사람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독려하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다.

그는 “쉬운 여정은 아니었고 지금도 그렇지만, 오랫동안 싸워 온 것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이 생명줄과도 같았다”며 “내 경험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를 갖게 됐고, 내 자신을 옹호할 수 있게 됐으며,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싸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시도 때도 없이 잠 쏟아지는 특발성 과다수면증…명확한 원인 몰라

특발성 과다수면증은 밤새 숙면을 취해도 낮 동안 매우 졸린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수면 장애다. 잠을 자고 나서 깨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고, 낮잠을 자고 일어나도 상쾌한 기분이 들지 않는다.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학업, 업무, 사회 생활을 하기가 어렵고 언제 잠이 올 지 모르기 때문에 자동차 사고와 같은 졸음 관련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미국 수면재단은 인구 100만 명 당 약 20~50명이 특발성 과다수면증을 가진 것으로 추정한다.

특발성 과다수면증의 가장 일반적인 증상은 낮 동안 과도하게 졸음이 오는 증상이다. 수면을 하지 않고는 하루를 버티는 게 불가능하다고 느낄 수 있고, 장시간 낮잠을 자도 해소되지 않는다고 보고하는 경우가 많다. 특발성 과다수면증 환자의 3분의 1에서 3분의 2는 심각한 수면 관성 증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수면 관성이란 잠에서 깼을 때 멍하고 비몽사몽한 상태를 말한다. 수면 관성 중 했던 행동은 잠에서 완전히 깬 후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

근본 원인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며, 치료는 증상을 완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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