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여 총장 “6·25때도 책 놓지 않아…의대생 돌아와야”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를 포기해선 안 된다"...의사 숙명도 강조

가천대 이길여 총장 [사진=가천길재단]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의대생들이 동맹 휴학에 나선 가운데, 국내 원로 의사 중 한 명인 가천대 이길여 총장이 ‘배움을 멈춰선 안 된다’며 학교 복귀를 촉구했다.

이길여 총장은 8일 ‘사랑하고 사랑스러운 가천의 아들, 딸들에게’라는 서한을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 총장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배움을 멈춰서는 안 된다”며 “이번 사태는 정부와 의료계 선배들이 지혜를 모아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테니 그것을 믿고 여러분은 이럴 때일수록 학업이라는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총장은 “지금의 상황이 너무 혼란스럽고 고통스럽겠지만, 6·25 전쟁 당시 포탄이 날아드는 교실에서도, 엄중한 코로나 방역 상황에서도 우리에겐 모두 미래가 있기 때문에 책을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강의실로 돌아올 때, 지금 하루하루 위급상황에서 노심초사하며 절망하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 국민 모두 작은 희망을 품게 될 것”이라며 “여러분과 캠퍼스에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이길여 총장은 선배 의사로서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를 포기해선 안 된다’며 ‘의사의 숙명’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장은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에 정말 숭고한 직업이다. 선망의 대상인 동시에 사회의 존경과 사랑을 받지만, 무거운 책임 또한 뒤따른다”며 “여러분은 그 숭고한 의사의 길을 선택했고,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라도 환자를 포기해서는 안 되며, 환자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나의 희생도 감수하는 것 또한 의사의 숙명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길여 총장은 현재 가천대 총장과 가천대 길병원 이사장, 가천길재단 회장 등을 맡고 있다. 평생을 의료취약지역 병원 운영과 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운영에 헌신해왔다. 1957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이 총장은 실제 6·25 전쟁 중 서울대 의대에 입학한 바 있다. 졸업 후 1958년 인천에서 ‘이길여 산부인과’라는 작은 산부인과를 개원했고, 1978년엔 국내에서 여성 의사로는 처음으로 의료법인(길의료재단)을 설립했다.

1998년 가천의과대를 설립한 후 2012년에는 가천대학교로 성장시켰다. 당시 학생 수 기준으로 수도권 사립 3위 규모에 달했다. 이후 사재를 포함해 1600억여 원을 들여 뇌과학연구소와 이길여 암·당뇨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원 등을 설립해 기초의학 발전에도 크게 공헌했다.

한편, 가천대 의대는 올해 1학기 학사 일정상 대량 유급 사태를 피하고자 지난 1일 개강했으나, 약 일주일여 간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는 저조한 수준이다.

8일 이길여 총장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사랑하고 사랑스러운 가천의 아들, 딸들에게’ 서한 전문 [자료=가천대 홈페이지]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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