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임종훈 공동대표 선임…母子 공동경영

형 임종윤 이사는 한미약품 대표 선임 예고

송영숙 회장(왼쪽), 임종훈 대표. 사진=천옥현 기자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의 차남인 임종훈 사내이사가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이로써 그의 모친인 송영숙 회장 단독대표 체제에서 송영숙·임종훈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경영권을 놓고 모친과 대결해 승리한 임종윤·종훈 두 형제가 일단 가족간 화합하는 모습을 연출한 셈이다. 장남인 임종윤 사내이사는 한미약품 대표이사를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사이언스는 4일 이사회를 열고 임종훈 사내이사를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지난달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두 형제를 비롯한 5명이 이사진에 포함된 지 일주일 만이다. 이날 이사회에는 송 회장과 두 형제를 포함한 이사 9명이 모두 참석했다. 이사회는 또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주식 156만여주(발행주식 수의 약 2.2%)를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공동대표 체제 전환은 가족 간 화합의 메시지를 드러내 것으로 해석된다. 두 형제는 지난 주총 전부터 경영권 교체 후 임종훈 이사가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임종윤 이사가 한미약품 대표를 맡아 경영 전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임종훈 이사가 단독대표로 선임되고, 송 회장이 대표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모자(母子) 공동대표 체제’를 선택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를 기점으로 한미그룹은 주주와 임직원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는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 매진할 것”이라며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뉴(NEW) 한미’의 새 모습을 반드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다만, 임종훈 공동대표 선임은 임시방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동대표는 대표권을 2명이 나눠 갖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할 때 두 명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다. 상호 견제는 가능하지만 의사결정 속도는 느려진다. 따라서 가족이 직면한 상속세 등의 문제가 해결되면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사회에서는 그룹 핵심 기업인 한미약품의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기 위한 주주제안도 논의됐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41.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형제는 한미약품에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자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내고, 본인들과 한양정밀 신동국 회장을 비롯한 사외이사 2명 등 총 4명을 이사로 추천할 예정이다. 임시주총에서 4명 이사 선임안인 통과되면 이사회를 열어 임종윤 이사를 대표로 올릴 전망이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는 송 회장 측 6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4명을 추가해 정관상 최대 인원인 10명으로 맞추게 된다. 앞서 지난 3월까지 임종윤 이사가 포함돼 있었으나 임기 만료로 사내이사에서 제외됐다.

다만 임종윤 측 이사 4명이 한미약품 이사진에 포함되더라도 송 회장 측 6명에 비해 2명 부족한 상황이 된다. 6명이 반대하면 임종윤 이사의 대표이사 선임 포석이 좌절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이사 해임안은 없이 선임안만 상정키로 한 것은 사전에 양 측이 임종윤 대표이사 선임을 약속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두 형제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PEF)와 협력을 추진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가 재무적투자자로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사들여 형제 측 우호지분을 확보해주고, 대신 형제의 경영권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특히 두 형제가 지분 일부를, 신동국 회장 등이 지분 전체를 사모펀드에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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