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자폐증 조현병 공통특징은…뇌의 ‘이것’

일본 미국 한국 등 7개국 연구팀 “뇌의 젖산염 수치 높아지고 pH 낮아져”…획기적인 ‘맞춤치료법’ 기대

알츠하이머병 조현병 조울증 자폐스펙트럼장애 등 뇌와 관련된 많은 병이 뇌 젖산 수치의 증가와 이에 따른 수소이온농도(pH)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대규모 글로벌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알츠하이머병, 조현병 등 각종 신경정신과 및 신경퇴행성병 환자는 뇌의 젖산염 수치 증가와 이에 따른 수소이온농도(pH) 감소를 공통적인 특징으로 보인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후지타 보건대 등 국제 연구팀은 생쥐, 병아리 등 109종 동물에 대한 실험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는 일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한국, 이집트 등 세계 7개국 105개 실험실 연구원 131명이 참가했다. 보기 드문 방대한 규모의 연구다. 한국에서는 서울대 자연과학대, 기초과학연구원(IBS) 등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각종 신경정신과 및 신경퇴행성 장애를 갖고 있는 동물은 뇌 에너지 대사기능 장애로 인한 젖산염 수치의 증가와 수소이온농도 감소라는 공통적인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신경정신과 및 신경퇴행성 장애에는 지적장애, 자폐스펙트럼장애(자폐증), 조현병(정신분열증), 조울증, 우울장애, 알츠하이머병, 간질 등이 포함된다.

연구 결과 109종의 동물모델 중 약 30%에서 뇌의 젖산염 수치와 pH가 크게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신경정신과 질환에서 뇌의 에너지 대사 변화가 폭넓게 나타났다. 또 심리적 스트레스를 통해 우울증을 시뮬레이션한 모델과 우울증을 동반할 위험이 높은 당뇨병이나 대장염을 일으킨 모델에서도 뇌의 pH가 감소하고 젖산염 수치가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각종 후천적 환경 요인이 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뇌 젖산염 수치 증가와 작업 기억력 장애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자폐스펙트럼장애 모델에서는 일부가 pH 증가와 젖산염 수치 감소를 보여 다양한 대사 패턴을 보였다.

뇌 젖산 수치의 증가는 pH 감소와 관련이 있고, 이는 작업 기억력이 뚝 떨어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사진= 일본 후지타 보건대 등 국제 연구팀]
연구의 책임 저자인 하기하라 히데오 박사는 “신경정신과 및 신경퇴행성 장애에 대한 다양한 동물모델에서 뇌의 pH와 젖산염 수치를 평가한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체계적인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pH 감소와 젖산염 수치 증가의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신경과잉 활동에 반응해 젖산염 생산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미야카와 츠요시 교수는 “각종 신경정신병에서 공통된 치료 표적을 확인하는 데 디딤돌이 될 수 있는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각종 동물모델에서 뇌의 pH 변화에 따른 치료 전략을 밝혀내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는 뇌 에너지 대사의 특정 변화를 특징으로 하는 환자에 대한 획기적인 맞춤형 치료법의 개발을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Large-scale animal model study uncovers altered brain pH and lactate levels as a transdiagnostic endophenotype of neuropsychiatric disorders involving cognitive impairment)는 국제학술지 ≪이라이프(eLife)≫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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