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커진 中베이진, 글로벌 항암제 시장 확 뚫을까

항암제 '브루킨사' 매출 75% 증가...고용인력 1400명 늘어

브루킨사 제품. [사진=베이진코리아]

중국계 다국적 제약사 베이진(BeiGene)이 항암제 사업을 모멘텀으로 본격적인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제약업계 구조조정 칼바람이 매섭게 불고 있는 가운데, 베이진의 작년 전문약 사업부 매출은 전년 대비 75% 넘게 증가했으며 고용 인력도 10% 이상 늘어났다.

최근 베이진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전 세계 지사에 1만600명의 정규직을 고용 중인 것으로 보고했다. 이는 지난해 9200명에서 1400명이 증가한 것으로, 항암제 판로 개척을 위해 미국 법인에 인력 배치를 늘리고 있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베이진의 사세 확장은 항암제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한 게 주효했다. 이 회사는 아직 흑자를 내지 못했지만, 지난해 총 매출액이 전년 대비 75% 증가한 22억 달러(약 2조9300억원)를 기록했다. 이 중 혈액암 시장을 겨냥한 BTK 억제제 ‘브루킨사(성분명 자누브루티닙)’ 매출은 13억 달러(약 1조7300억원)로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베이진은 브루킨사 외에도 식도편평세포암 치료에 쓰이는 PD-1 계열 면역관문억제제 ‘테빔브라(성분명 티슬렐리주맙)’와 PARP1 및 PARP2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파트루빅스(성분명 파미파립)’ 등 3개의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국내에서는 브루킨사와 테빔브라가 각각 2022년 2월과, 2023년 11월에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다만, 테빔브라의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테빔브라 판매 허가를 2022년 7월에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중국 공장 실사를 진행할 수 없어 승인이 지연됐다.

또한 테빔브라는 작년 9월 유럽의약품청(EMA)에 식도암 2차 치료제로 정식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 제품 판매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치료제의 중국 내 매출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5억3700만 달러(약 7150억원)를 기록했다.

테빔브라의 주요 성분인 티슬렐리주맙은 27일(현지시간) 유럽 EMA에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도 승인을 권고 받았다. 제품명은 ‘티즈베니(Tizveni)’로 명명됐으며, 이는 베이진과 협력관계에 있는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가 신청한 이름이다.

베이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에서 브루킨사를 출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티슬렐리주맙의 미국 허가는 올해 상반기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27일 이슈 브리핑을 통해 “베이진은 자체 3000명 이상의 내부 임상팀을 구축하고 있으며 약 45개 지역에서 2만2000명 이상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130건 이상의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임상 개발 활동을 함으로써 임상시험 비용을 절감하고 등록 속도를 높여 품질과 일관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종혁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