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 상덕도 불룩…중년男 복부 비만 어쩌나

일거리 없어 활동량 뚝…심장·혈당·지방간 등 위험

 

영화 ‘파묘’의 지관 상덕(맨 오른쪽)의 배가 불룩 나와있다. 국내 남성의 복부비만 1차 진단기준은 허리둘레 90㎝(약 36인치) 이상이다. [사진=영화 ‘파묘’ 스틸컷]
영화 ≪파묘≫에서 지관(地官) 상덕(최민식 배역)은 한눈에 뱃살이 두둑한 복부비만이다. 지관이란 이름난 풍수설에 따라 집터나 묏자리 따위의 좋고 나쁨을 가려내는 직업이다.

6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상덕은 왕년에는 최고의 풍수사로 전국 팔도의 명당자리를 누볐다. 하지만 근자에 들어서는 일거리가 거의 끊겨 낮술이나 마시며 빈둥빈둥한다. 그러다 ‘큰 건’을 맡게 되면서 다시 활동을 재개하는 데, 복부비만인 탓에 걸음걸이에 힘이 들어가고, 한 손에는 물병을 들고 다니며 갈증을 해결한다.

상덕의 경우처럼 전보다 신체 활동량이 떨어지고 술을 자주 마시면 비만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년 이후의 남성은 활동량 부족은 복부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남성의 복부비만은 기준은 2011년 27.6%에서 2021년 40.7%로 늘어났다. 만 19세 이상 남성 중 허리둘레가 90㎝(약 36인치)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1차 진단한다.

질병관리청의 보고서에 따르면, 남녀 모두에서 건강행태 및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흡연, 고위험 음주, 근력운동 부족, 앉아있는 시간이 하루 8시간 초과, 에너지 과잉 섭취 등의 경우 복부비만 유병률이 높았다. 남자의 경우 전 연령에서 사무직이고 고위험 음주를 하는 사람에서 복부비만 유병률이 높았다. 나이별로 △19~39세는 흡연, 근력운동 부족 △40~59세는 근력운동 부족, 지방 과잉 섭취, 앉아있는 시간이 하루 8시간 넘는 경우 등이 복부비만 유병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인체의 체지방은 크게 피하지방과 내장지방 형태로 존재한다. 남아도는 열량(칼로리)은 지방으로 바뀌어 비상용으로 피부층과 내장 부위에 저장된다. 남성들은 남는 열량이 지방으로 바뀌어 주로 복부에 쌓인다. 여성의 경우 폐경 이전에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지방이 대개 엉덩이와 허벅지, 아랫배, 유방 부위 등의 피부밑에 존재한다. 그러다가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의 보호 효과가 사라지면 남성처럼 복부에 내장지방의 형태로 쌓인다.

복부비만은 외모상으로 이미지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건강상의 여러 문제점을 초래하게 된다.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첫째, 심장에 무리를 준다. 내장지방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혈관을 수축시키거나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혈액 공급량은 체중에 비례하므로 복부비만이 있는 사람의 심장은 항상 과로 상태에 처한다. 배가 불룩하고 뚱뚱한 사람이 조금만 무리하거나 운동을 해도 숨이 차고 피로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둘째, 복부비만은 당뇨병에 걸릴 확률을 훨씬 높인다. 간에서 당 생산이 증가하고, 말초기관에서 인슐린의 효과가 떨어지는 데다 식사량이 많으므로 혈당이 잘 올라간다. 지관 상길이 물병을 항시 들고 다니는 것은 고혈당으로 인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셋째, 남아도는 열량이 간에 중성지방의 형태로 축적되는 지방간이다. 지방간은 크게 알코올성(음주)과 대사성(복부비만)으로 크게 나눠지는데, 최근 대사성 지방간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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