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발작 일어도 병 몰랐다” 23세女 하반신 마비 온 사연은?

건강 상태 SNS에 기록...뇌염 앓는 구독자 조언 듣고 원인 질환 찾아

23세에 뚜렛증후군과 뇌염을 앓는 에비 메그(23)는 “살고싶다”고 희망하며 꾸준히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뉴욕포스트 캡처/SWNS ‘Evie Meg’]
23세에 뚜렛증후군과 뇌염을 앓는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영국의 에비 메그(23)은 뇌가 쇠약해지고 습관적인 발작이 생기는 병을 갖고 있다. 발작이 나타난 건 에비가 대학생 때다. 어깨를 갑자기 휙 움직이는 등 갑작스러운 발작이 생기면서 몇 년 간 이어졌다. 한 달 정도 하반신이 마비돼 걸을 수조차 없던 상황도 벌어졌다.

에비는 “매일 발작이 나타나고 오른쪽 눈 위 극심한 통증이 발생했다”며 “이런 불편함이 기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없이 화를 내기도 한다”고 밝혔다.

건강 상태 SNS에 기록…뇌염 앓는 구독자 조언 듣고 원인 질환 찾아

병원을 찾아도 그의 증상에 대해 의사들은 정신 건강이 나쁜 탓이라고 분석할 뿐이었다. 원인을 제대로 찾지 못한 채 발작과 마비 증상 등으로 고생하던 그는 틱톡을 통해 건강 상태를 기록하기로 결정했다. 그의 동영상들은 온라인상에서 확산하며 주목받았다.

에비는 영상을 접한 한 구독자는 자신이 뇌염을 앓는 증상과 에비의 모습이 비슷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조언을 가볍게 넘기지 않은 에비는 병원을 찾고 자가면역에 의한 뇌염과 뚜렛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그는 항생제, 스테로이드 투여 등 약물치료를 받으며 증상 개선에 힘쓰고 있다.

에비는 “현재는 좋은 친구가 된 미국의 소녀 덕분에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었다”며 “그녀는 내게 (뇌염에 대한) 모든 증상을 설명해줬다”고 밝혔다.

현재 그는 뇌염 치료를 위해 폴란드의 전문 병원에서 치료를 계획하고 있다. 모금 운동도 진행했다. 약 3300만원(약 2만5000달러)이 넘는 치료비 중 670만 원 정도(약 5060달러) 넘게 모금으로 모았다. 그는 “내 이야기가 병 진단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지와 관계없이 근육 움직이고 소리내는 뚜렛증후군…국내 환자 7만 명 추정

에비에게 발생한 뚜렛증후군은 무의식적인 반복 행동, 발작 등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병이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근육을 움직이고 소리를 내는 것이다. 환자는 눈을 깜빡이거나 코를 킁킁거린다. 어깨를 으쓱거리고 소리를 지르거나 외설적인 말을 외치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뚜렛증후군 환자의 유튜브 영상 등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우리나라 뚜렛증후군 환자는 7만 명 정도로 추정되며 대부분 아동과 청소년이다. 대부분 성인이 되면 저절로 치유되기도 해 뚜렛증후군인지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다만 어릴 때 틱장애가 있다면 제대로 치료는 해야 한다. 어릴 때 방치하면 성인이 돼서 뚜렛증후군으로 이어지기 쉽다. 뇌에 틱장애 회로가 만들어져 이미 습관처럼 굳어졌기 때문이다. 뚜렛증후군은 우울증이나 사회공포증 등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증상이 심하면 행동치료를 해야 한다.

면역세포에 문제 생기며 뇌 염증 반응…치료 복잡하고 몇 년 동안 이뤄져

자가면역뇌염은 병명 그대로 우리 몸의 면역세포에 문제가 생기면서 뇌에 염증 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면역세포가 잘못돼 뇌를 공격하는 등의 이유로 뇌염이 발생한다. 자가면역뇌염은 중증 뇌질환을 이끌 수 있는 심각한 병이다. 환자의 절반은 중환자 치료가 필요하고, 25% 정도는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귀질환이지만 국내에서는 매년 약 1000명의 자가면역뇌염 환자가 생기는 것으로 보고된다. 자가면역뇌염은 일련의 진행 과정이 있다. 감기몸살 기운을 느낀 뒤 몇 주 동안 뇌 기능이 감퇴하며 기억력이 약화한다. 경련발작, 의식저하, 혼수상태 순으로 심각해질 수도 있다.

치료가 복잡하고 몇 년 동안 이뤄지는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자가면역뇌염은 1차 치료제(스테로이드 등) 투여 시 환자의 30% 정도는 증상이 호전된다. 그렇지 않은 환자는 더욱 전문적인 면역치료제를 주기적으로 투여해야 한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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