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빡깜빡” 틱장애…젊은층 5년새 5배 증가, 왜?

전문가 "병에 대한 인식 늘면서, 진단받는 이들도 증가"

최근 5년 동안 2~30대 틱장애 발생률이 5배 넘게 뛴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기준 틱장애 진단 환자 10명 중 4명은 성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5년 동안 2~30대 틱장애 발생률이 5배 넘게 뛴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기준 틱장애 진단 환자 10명 중 4명은 성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는 “성인기 틱장애가 계속되면 우울, 불안증 등 기저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소아청소년에게 흔히 나타나는 병인 틱장애는 특별한 원인 없이 이상 행동이나 소리를 빠르게 반복하는 신경발달장애다. 눈 깜빡임, 코 찡긋거림, 헛기침 소리 등이 대표 증상이다. 국내 2~19세 인구 유병률은 1천명당 2.6명이며, 20세 이상 성인 틱장애 유병률은 0.008%~0.024%에 그친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순범 교수(김수진 임상강사)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의료DB를 바탕으로 2003~2020년 틱장애의 연령군별 발생률 및 임상역학적 특성을 분석했다.

이 기간 동안 틱장애를 새롭게 진단받은 사람은 총 23만5849명이었다. 연구팀은 이를 소아청소년(0~19세)와 성인(20세 이상)으로 구분해 연간 틱장애 발생률과 발생 건수를 비교했다.

그 결과 전체 틱장애 발생률은 2003년 인구 10만명당 17.5명에서 2020년 4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발생률 증가폭은 2014년까지 소아청소년이 성인보다 컸으나 2015년을 기점으로 역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20~30대 성인 틱장애 발생률은 5배 이상 가파르게 증가했다. 연간 발생 건수 역시 이 기간 점차 증가해 2020년 전체 틱장애 환자의 41.8%는 성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서울대병원]
2015~2020년 소아청소년 발생률은 1.5배 증가했으나, 성인은 약 3배로 2배 가량 증가폭이 컸다. 특히 20~30대 성인 발생률은 5배 이상 급증했다. 연간 발생 건수 역시 이 기간 점차 증가해 2020년 전체 틱장애 환자의 41.8%는 성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난 20여년간 틱장애 발생률이 2배 이상 오른 원인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내놨다. 특히 과거 ‘사회적 낙인’으로 여겨진 정신질환이 드라마 등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노출돼 정신과 내원으로 이어져 신규 진단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김수진 임상강사는 “미디어에 정신질환 노출 빈도가 높아지면서 실제 질환자의 증가보단 진단율이 높아진 것이 큰 원인”이라며 다만 성인의 경우 “틱장애가 스트레스에 크게 민감한 만큼, 젊은 성인의 스트레스 증가로 틱장애가 재발했을 경우와 병이 새로 생겨서 환자가 늘었을 가능성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두 집단의 정신과적 기저질환 발생률을 분석하자, 성인 틱장애 환자 10명 중 4명 이상(43%)이 우울증 또는 불안장애를 동반했다는 것이다.

김 강사는 “실제 성인환자는 우울증과 불안증 등 기저질환으로 인해 소아청소년보다 항정신병약물을 받는 비율이 1.5배 높았다”며 “틱장애를 방치해 증상이 심화될 경우 기저질환까지 악화될 수 있어 빠르게 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만성 질환 ‘틱장애’…치료법과 예후는?

틱장애의 치료는 총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단계는 틱장애에 대한 교육이다. 이 단계에선 틱장애의 원인이나 경과·예후 등 치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동시에 환자가 가진 틱장애의 잘못된 지식이나 정보를 함께 교정한다.

다음은 행동치료다. 대표적으로 ‘행동 뒤집기’가 있다. 스스로 틱장애의 증상 자각될 때, 그와 반대되는 경쟁행동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눈을 깜빡이고 싶을 때 정면을 응시한다든지,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움직일 때는 팔짱을 끼는 등 행동을 대체한다.

마지막은 약물치료다. 틱장애 증상이 가장 심할 때 하는 치료로 항성신병 약물, 아드레날린 작용제 등을 복용한다. 틱장애는 만성질환 중에서도 예후가 좋은 편에 속하며 성인의 치료 경과가 더 좋은 양상을 보였다.

일상생활 속 틱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는 행동에 대해 김 강사는 “틱장애는 대부분 얼굴과 목주변에서 발생한다”며 “이물감 없이 눈깜빡이기, 코찡긋하기 머리 흔들기 등 행동을 반복해 학업이나 업무에 지장을 줄 때는 (틱장애를) 의심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머리나 목, 어깨 부분을 지속해 움직이는 운동틱으로 근육통이 심하거나, 해당 증상으로 사람들 앞에 나설 수 없어 대인관계가 위축되는 등 사회적 장애가 생길 때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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