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털에 뒤꿈치 없어”…겨울 슬리퍼 유행, 발 건강엔?

스웨이드, 양털 활용한 겨울 털 슬리퍼 유행...추운 날 경직된 몸, 불안정한 신발 조심해야

방한용 슬리퍼는 스웨이드, 양털 등을 활용해 보온 효과를 높여 추운 바깥에서도 부담없이 신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름 신발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슬리퍼가 겨울에도 인기다. 방한용 슬리퍼는 실내용이 아닌 바깥에서 신을 수 있도록 보온 효과를 높였다. 스웨이드와 양털 등을 활용해 추운 날에도 거뜬하다.

‘임수정 신발’로 유명한 부츠 브랜드 어그는 통굽부터 굽이 낮은 플랫 형태 등 다양한 털 달린 슬리퍼를 판매하고 있다. 실제 어그가 내놓은 한 슬리퍼는 작년 연말 진행한 팝업스토어 판매 매출만 전월 동기 대비 3배(205%)가량 신장했다.

국내 여러 브랜드도 방한용 슬리퍼를 출시해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우는 등 활발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신발 편집숍 ABC마트에서도 방한용 슬리퍼가 작년 4분기 인기 신발로 등극했다는 분석 결과가 있다.

추운 날 경직된 몸에 부상 위험 높아…발 앞부분에 힘 과하게 들어가 발 건강 해칠수도

겨울철 따뜻하게 신을 수 있는 슬리퍼라도 여름 못지않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낮은 온도에선 몸의 근육이 긴장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움직임이 둔해진 상태다. 미끄러운 빙판길, 울퉁불퉁한 돌길 등에서 중심을 잃으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몸이 경직되고 뒤꿈치가 고정되지 않는 신발 탓에 발목을 살짝 삐끗하더라도 더 심하게 다칠 가능성이 크다.

겨울 내내 발에 힘을 주는 등 슬리퍼를 잘못 신으면 염증이 만성화될 수도 있다. 발등만 덮는 신발을 신으면 무의식적으로 신발이 벗겨지는 걸 막기 위해 엄지발가락 등 발의 앞부분에 힘이 과하게 들어간다.

발바닥의 체중 분산이 적절히 되지 않으면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길 위험이 있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 뼈의 바닥에서 발바닥 앞쪽까지 이어진 섬유조직으로 지속적인 충격이 가해지면 족저근막염 등으로 이어진다. 무릎이나 허리에도 부담이 갈 수 있다.

오래 신을수록 발에 부담…동네 마실용으로 짧게 신고 외출 전 발목 스트레칭 이로워

겨울용 슬리퍼를 즐겨 신는 소비자들도 따뜻하고 편하지만 운동화보다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유명 브랜드의 방한용 슬리퍼를 번화가 등에서 즐겨 신는 직장인 여성 A씨는 “생각보다 발등까지 잘 잡아줘 편하게 신을 수 있지만 걷거나 계단을 올라갈 때 발 앞쪽에 힘이 쏠리는 편”이라며 “슬리퍼 특성상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서 내리다가 신발이 벗겨질 뻔한 경험이 있어 조심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겨울용 슬리퍼를 안전하게 신으려면 바깥에서 오랜 시간 머물러야 한다면 가급적 다른 신발을 신는 게 좋다. 겨울용 슬리퍼는 동네 마실용 등 짧은 시간 착용하는 게 발 건강에 이롭다. 추운 날 외출 전 발목 스트레칭으로 인대와 근육을 충분히 이완하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 하체 근력을 기르는 것도 도움된다. 미끄러운 곳을 밟고 넘어질 때 우리 몸은 발목부터 사용한다. 반사적으로 균형을 잡기 위해 발목을 사용하는 것이다. 슬리퍼로 인해 발목만으로 균형을 잡기 힘들면 허벅지나 엉덩이 등 하체 근육을 움직이며 균형을 잡으려고 한다. 하체 근력이 약하면 균형을 잡기 어려워 쉽게 넘어져 낙상 위험이 크다. 엉덩이나 허벅지에 힘을 주고 계단을 오르거나 런지, 스쿼트 등으로 하체 근력 강화 운동을 하는 게 좋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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