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게 안경 벗을 수 있나?… “시력 교정수술 점점 더 고도화”

[바이오VIBE] 리뉴서울안과 김명준·정태영 원장

리뉴서울안과 김명준(왼쪽) · 정태영 원장이 코메디닷컴과의 인터뷰 중 의견을 나누는 모습.

2020년 기준 전 세계 근시 환자는 약 25억80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3%에 해당한다. 특히 국내에선 성인 10명 중 8명이 근시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그 유병률이 높다.

근시는 심할 경우 바로 앞의 물체를 제대로 보는 것도 힘들다. 때문에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등 초점을 맺는 것을 도와주는 보조기구를 사용하거나, 레이저 등을 사용한 시력교정술을 받아야 한다.

특히 시력교정술의 경우 기술의 발달과 함께 점차 고도화되며 매년 1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찾을 정도로 대중적인 수술이 됐다. 코메디닷컴은 국내 최초로 차세대 시력교정술을 도입한 리뉴서울안과 김명준·정태영 공동원장을 만나 최근 시력교정술 트렌드와 변화에 대해 물었다.

▶현재 시력교정술 트렌드? ‘렌티큘 제거 수술법’

시력 교정을 위해 가장 흔하게 선택하는 각막 레이저 수술은 각막 실질부(콜라겐이 밀집된 각막 내 투명조직)를 레이저로 변형시켜 초점을 다시 잡는 수술이다. 라섹과 라식 등 국내에서도 오랜 기간 시행해 온 수술법들이 대표적인 각막 레이저 수술의 유형이다.

각막 실질층은 상피세포에 둘러쌓여 있기 때문에 이를 변형시키기 위해선 상피세포층을 통과해야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통과하느냐에 따라 라섹, 라식, 렌티큘(각막실질조각) 제거 수술로 나뉜다.

라섹이 각막 상피세포층을 완전히 제거하고 실질층을 변형시키는 방식이라면, 라식은 상피세포층에 ‘각막 절편’이라는 작은 뚜껑을 만들어 레이저 수술을 한 뒤 다시 뚜껑을 닫는 방식이다. 라식이 시력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외상에 취약하고 수술 후 안구건조증 발생 위험이 크다.

일반적으로 스마일 라식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렌티큘 제거 수술은 이와 달리 상피에 작은 터널을 만들고 레이저로 실질부 조각을 자른 뒤 꺼내는 방식의 수술이다. 터널의 크기가 아주 작기 때문에 각막 상피 손상이 적고 회복도 빠르다.

렌티큘 제거 수술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김명준 원장

김명준 원장은 “현재 국내 시력교정술의 주류는 렌티큘 제거 수술법이 됐다. 특히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해야 하는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선호하는 편”이라며 “최근에는 국내 의료진의 수술실력은 물론 레이저 장비의 발달 단계도 성숙 단계에 진입해 보편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렌티큘 제거 수술법도 등장… “효과와 안전성 모두 뛰어나”

지난해 11월엔 존슨앤드존슨 서지컬비전이 차세대 레이저 시력교정술을 도입했다. ‘실크(SILK, Smooth Incision Lenticular Keratomileusis)’라는 이름의 차세대 수술법은 한국이 최초 적용대상국에 포함되며 많은 의료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실크 수술은 스마일 라식처럼 렌티큘 제거 수술로 분류되지만, 더 정교한 레이저를 사용해 각막 실질을 도려내기 때문에 주변 조직의 손상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 렌티큘 제거 수술에 사용되는 레이저 직경이 4~5μm(나노미터)인데 반해 실크에 사용되는 장비인 ‘엘리타 시스템’의 레이저 직경은 1μm다.
 상피세포층에 내는 터널의 크기도 다른 레이저에 비해 작다.

‘실크’ 수술 과정에서 각막 상피세포층에 작은 터널을 만드는 과정 [사진=존슨앤드존슨 서지컬비전]
무엇보다 최신 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수술을 진행하는 의료진 입장에서 피로도가 적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정태영 원장은 “기존에 의료진의 가장 큰 고민은 검사 당시와 수술할 때 눈의 축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검사는 앉아서 진행하지만 수술은 누워서 진행하다 보니 위치가 바뀌기 때문이다. 반면 실크 수술에 사용하는 장비는 수술 중에도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위치를 교정할 수 있고 안구 위치도 고정할 수 있다. 정교함을 요하는 시력교정술에서 이는 상당한 발전”이라고 말했다.

환자 입장에서도 통증과 부작용의 위험을 크게 낮춘 새로운 선택지가 등장한 셈이다. 정 원장은 “환자들이 시력교정술을 선택할 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의외로 통증에 대한 공포”라며 “렌티큘 제거 수술법은 이 통증을 줄였다는 점에서 환자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명준 원장은 “해당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수술 결과나 예후를 보면 대부분 목표 시력인 1.0에 일주일 안에 도달했으며, 빛 번짐 등 흔히 나타나는 불편함을 호소한 사례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존슨앤드존슨에서 지난해 시행한 실크의 시력 교정 효과 측정 연구에서 환자의 65.9%가 수술 1일차에, 85.4%가 수술 1주일 시점에 목표 시력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디셀러’ 라섹? 수술법 선택 시 고려할 점은

다만 실크가 모든 환자의 시력을 끌어올리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두 원장은 환자 개인의 눈 상태나 조건에 맞는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기술적인 이유로 라섹을 택하는 환자도 많다. 라섹용 수술 장비는 처음 나온지 20년이 넘었는데, 그 동안 장비의 완성도가 단계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수술이 가능한 환자의 범위도 라섹이 더 넓다.

레이저 시력교정술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정태영 원장

정태영 원장은 “렌티큘 제거 수술은 아직까지는 근시와 정난시만 교정 가능하지만 라섹은 근시, 정난시, 부정난시를 모두 교정할 수 있다”며 “각막 모양이 비대칭이거나 불규칙한 부분이 많은 환자는 라섹으로 시력 교정 뿐 아니라 각막 표면까지 다듬어야 빛 번짐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다만 고도 근시 환자의 경우에는 레이저를 활용한 수술보다는 렌즈삽입술을 고려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도수가 높은 환자의 시력을 교정하기 위해선 각막을 깊게 깎아내야 하는데, 남아 있는 각막층이 너무 얇으면 합병증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안과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큰 환자들도 각막을 직접 건드리지 않는 렌즈삽입술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명준 원장은 “제약이 많은 환자에게 라섹은 일종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는 수술”이라고 설명을 거들었다. 그는 “기존에 다른 형태의 시력교정술을 받은 환자가 재수술을 하거나 선천적으로 각막이 얇은 환자는 라섹이 유일한 선택지인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환자들에게 흔히 남아있는 레이저 시력교정술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2000년대 초반 라섹이 처음 도입됐을 때 환자들이 경험한 극심한 통증과 들쑥날쑥한 결과의 영향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고 본다”며 “시력교정술은 상대적으로 장비 의존도가 높은 수술인데, 장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수술 결과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이미 수술 결과가 안정적으로 정착된지도 20년 가까이 지났다. 실크처럼 기존 장비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이 계속해서 개발되기도 한다. 이 기술 발전의 혜택을 누리는 것은 온전히 본인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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