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잡는다던 ‘꿈의 항암제’…오히려 암 키웠다, 무슨 약?

美FDA, 조사 결과 첫 공개...CAR-T, 총 22건 이차성 암 발생 사례 확인

암 잡는다던 ‘꿈의 항암제’…오히려 암 키웠다, 무슨 약?
‘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키메릭항원수용체-T) 세포 치료제의 안전성 논란이 확산할 조짐이다. 사진은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키메릭항원수용체-T) 세포 치료제의 안전성 논란이 확산할 조짐이다. 최근 글로벌 허가당국은 이들 제품의 안전성을 조사한 뒤, 이차성 혈액암 발생을 경고하는 박스형 경고문 삽입을 추진하고 있다. 암 치료를 위해 사용한 항암제가 또 다른 암 발생을 부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제품 전수조사를 진행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관계자는 “지금 사용하는 CAR-T 제품들은 과거 1세대 세포 치료법보다 많이 개선되기는 했다”면서도 “CAR-T 세포를 전달하는데 사용되는 바이러스 벡터로 인해 새로운 암 발생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FDA는 작년 11월 CAR-T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6개 제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지난 주말  공식적인 결과를 발표했다. FDA 산하 생물학적제제평가연구센터(CBER) 소장인 피터 막스 박사와 치료제 평가 담당 국장인 니콜 베르덩 박사가 결과 공유에 참여했다.

이에 따르면, CAR-T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는 총 22건의 이차성 면역 T세포 암 사례가 발견됐다. 특히, 분석이 진행된 14건의 암 발생 사례의 경우 CAR-T 세포 투여 후 1개월에서 19개월 사이에 해당 암이 확인됐으며 절반 가량이 치료 첫 해에 발생했다.

미국 FDA.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막스 박사는 “작년 말 기준 22건의 비전형적인 암 발생 사례가 확인됐고 이 중 3분의 1은 여전히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여기서 3건의 환자 사례를 조사한 결과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에서 치료와 관련된 CAR 삽입 문제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부작용 위험에 얼마나 오래 노출될 지 정확히 알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평생 동안 새로운 암에 대한 추적 관찰을 진행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조사 결과에 기반해 안전성 경고 조치가 취해질 제품은 BCMA 및 CD19 표적 세포 치료제들이다. △노바티스 ‘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 △길리어드 ‘예스카타(성분명 악시캅타진 실로류셀)’와 ‘테카르투스(성분명 브렉수캅타진 오토류셀)’, △BMS ‘브레얀지(성분명 리소캅타진 마라류셀)’, ‘아베크마'(성분명 이데캅타진 비클류셀), △존슨앤드존슨(J&J) ‘카빅티(성분명 실타캅타겐 오토루셀)’ 등 6개 품목이다.

이와 관련해 FDA 조사 결과 6개 품목 중 5개에서 이차성 암 발생 사례가 보고됐다. FDA가 최근 개발사에 명령한 처방 정보 변경 요청을 보면, 현재까지 이상반응 보고가 없는 제품은 길리어드의 테카르투스로 확인된다. 이에 따라 FDA는 이상 사례가 보고된 5개 제품들에 별도의 경고 문구 삽입을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마크스와 베르덩 박사는 “암 발생 사례가 너무 적고 치료제가 다양하게 사용된다는 점에서 특정 제품과의 연관성을 강조할 수는 없다”며 “이번 T세포 악성 종양 발생 위험은 일단 CAR-T 치료제 계열 전체의 문제로 간주하고 있다”고 정리했다. 다만, “보고된 모든 사례가 치료제 사용과 관련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CAR-T 복용자 중 T세포 암 발생률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인정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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