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나? 멈췄나?”…눈에 ‘이 증상’ 겪은 사람 94%가 치매

이상한 시각장애 ‘후두피질위축’ 생긴 환자의 94% 몇 년 뒤 치매 발병

이상한 시각장애의 정확한 명칭은 후두피질위축(Posterior cortical atrophy‧PCA)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약 10%에서 초기에 이상한 시각장애가 발생하며 이런 일이 일어날 때 거의 항상 이 질병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가 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랜싯 신경학(Lancet Neurology)》에 발표된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이상한 시각장애의 정확한 명칭은 후두피질위축(Posterior cortical atrophy‧PCA)이다. 이 시각장애가 발생하면 시력검사에선 문제가 없지만 물체가 움직이고 있는지 정지해 있는지를 판단하거나, 떨어뜨린 물건을 집는 시각 관련 일상적 일이 갑자기 어려워진다.

연구진의 일원인 UCSF의 마리앤 샤플로 연구원(신경학)는 “후두피질위축을 인식하는 사람이 적기에 대부분의 환자는 시각적 증상을 경험하기 시작하면 시력검사만 하거나 이에 대해 모르는 안과의사를 만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16개국 36개 지역에서 1000명이 넘는 환자들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후두피질위축의 발병 나이는 평균 59세로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에 발생했다.

후두피질위축 환자는 종종 간단한 도표를 정확하게 복사하지 못하거나, 물체의 위치를 측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한 번에 하나 이상의 물체를 시각적으로 인지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수실력과 읽기 능력 또한 흔들리기 시작했다.

분석 결과 이들 중 94%가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했다. 나머지 6%는 루이소체치매(Lewy body disease)나 전방측두엽변성((FTLD) 같은 다른 치매에 걸렸다. 연구진은 후두피질위축은 기억력감퇴보다 치매 예측력이 더 높다고 밝혔다. 기억력이 떨어지는 사람의 70%만이 치매에 걸린다는 것.

후두피질위축이 처음 나타날 때는 인지적 문제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약 4년 후에 기억력, 실행 기능, 행동, 언어 및 언어에서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의 결손이 뚜렷해졌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UCSF 기억 및 노화센터의 르노 라 주아 교수(신경학)는 후두피질위축이 알츠하이머 치매보다 몇 년 앞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 증세가 나타날 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한자의 뇌에 축적되는 단백질인 타우를 목표로 하는 치료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는 “후두피질위축 환자는 다른 알츠하이머병을 가진 환자에 비해 시각과 공간 정보 처리에 관여하는 뇌의 뒤쪽 부분에 타우 병리를 더 많이 가지고 있다”며 “따라서 타우 단백질 겨냥한 치료제가 효과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책임자인 UCSF 알츠하이머병연구센터 센터장인 길 라비노비치 교수는 “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왜 알츠하이머병이 뇌의 기억영역보다 시각영역을 겨냥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연구는 후두피질위축 환자의 60%가 여성이라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왜 여성이 더 취약한 것인지 그 이유를 더 잘 이해하는 것은 향후 주요 연구 대상 중 하나”라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eur/article/PIIS1474-4422(23)00414-3/fulltext#%20)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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