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추위에, 모두가 내 아들”… 군인 밥값 대신 내준 이 사람은?

혹한에 고생하는 군인 위해 밥값 대신 내준 사람들 화제

강추위에 고생하는 군인을 식당에서 우연히 만나 밥값을 대신 내준 사람들이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중년 여성들 중 아들을 군에 보낸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서울에도 강추위가 몰아치는 요즘 어머니 얼굴엔 “전방은 더 춥겠지…” 걱정이 가득하다. 살을 에는 칼바람, 한치 앞이 안 보이는 눈보라 속에서 차가운 총을 들고 경계근무하는 아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폭설이 내리면 군인은 더 힘들다. 눈을 빨리 치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군에서 중요한 순찰로·전술도로를 확보할 수 있다. 입대 전 여자친구와 데이트할 때는 눈이 낭만이었지만, 군에 오면 ‘지옥’으로 변한다. 제설 작업은 참 힘들다. 전역한지 수십 년 지난 아버지도 “이때가 제일 힘들어”라며 거든다.

체감 온도 영하 20~30도, 눈보라까지 몰아치면 ‘군대 고생’을 실감한다. 대부분의 군인은 한밤 중에도 보초를 서야 한다. 경계근무는 전후방이 따로 없다. 교대 시간인 새벽 3시 단잠에 빠진 사람을 깨울 때면 친한 전우라도 밉다. 가진 옷을 다 꺼내 온몸에 두르고 어머니가 정성스럽게 만들어주신 까만 털 마스크를 하고 바깥으로 나선다. 강추위 속에는 얼굴 전체를 덮는 까만 털 마스크가 요긴하다. 어머니가 직접 뜨개질한 마스크다. 엄마가 나를 ‘보호’하는 느낌이다.

몰래 밥값 내준 사람들… “추위에 고생하지…” 무언의 격려 메시지

최근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식당에서 밥을 먹는 휴가 군인들을 보고 몰래 밥값을 대신 내줬다는 사연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그 중에는 부모 나이인 중년 남녀 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도 있다고 한다. 동생을 군에 보낸 누나로 짐작된다. 집에선 철없던 남동생이 혹한에 고생하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 모두가 내 동생 같다는 마음일 것이다.

전역 전 마지막 휴가를 나온 A 병장은 지난 15일 서울 용산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면서 근처 식당을 찾았다. 손님이 많아 줄을 서며 기다리던 그의 앞에 젊은 여성이 있었다. 식당 주인이 “어느 분이 먼저 오셨냐”고 묻자 A 병장은 “앞에 있는 분”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 여성은 “군인분이 먼저 왔다”고 말했다. A 병장은 “순간 어리둥절했다”고 기억했다. 이 사연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SNS에 올라왔다.

식사비 대신 내 준 이유가… “군인이기 때문에…”

반전은 식사 후에도 일어났다. A 병장이 밥값 지불을 위해 계산대 앞에 섰을 때 식당 주인은 “이미 결제가 됐다”고 말했다. 차례를 양보했던 그 여성이 “군인분이라 밥값을 내주고 싶다”며 대신 결제했다는 것. A 병장이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뛰쳐나가 여성을 찾았다. 달려가서 인사를 건넸더니 그 여성은 “군인분이잖아요?”라고 담담하게 답했다.

A 병장은 사연을 올리며 “마지막 휴가 나온 날, 오로지 군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행을 받으니 가슴 한구석이 벅차올랐다. 국가와 국민을 수호하는 군인으로서 남은 기간 동안 군인다움을 유지하고 전역 이후에 예비군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앞서 지난 11일에도 서울 강남구 인근에서 혼자 칼국수를 먹던 군인에게 식사비를 대신 내준 시민의 사연이 올라왔다.

요즘은 군대 식사도 좋아졌다. 그래도 ‘엄마 표 집밥’과 비교할 수 없다. 군대 가기 전 철 없이 굴던 아이가 군대 가면 엄마의 존재를 절실히 느낀다.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군인의 밥값을 대신 내준 중년 부부는 “모두가 내 아들”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이 추위에 고생하는 군인들은 모두가 내 아들, 내 동생, 내 조카들이다. 나도 식당에서 그들을 만나면 따뜻한 밥이라도 대접하고 싶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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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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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k*** 2024-01-27 08:29:41

      착한선행에 감명을 받습니다.누나 고맙고 감사합니다.갑진년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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