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우회술, 女가 더 위험” 이유는?

사망률·합병증 위험 더 높아져… ‘남성 위주 임상 연구’ 때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노년기 심장마비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실시하는 심장 수술 ‘관상동맥우회술’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은 합병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미국의학협회저널 외과(JAMA Surgery)》에 발표된 관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주로 남성을 대상으로 연구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상동맥우회술은 혈류를 회복시키기 위한 수술이다. 환자의 팔이나 가슴에서 동맥을, 다리에서 정맥을 채취해 막힌 혈관을 우회한다. 남녀 합병증 차이를 연구한 이번 연구를 이끈 웨일 코넬 의대 흉부외과 마리오 가우디노 교수는 “관상동맥우회술은 미국에서 가장 흔한 심장수술로, 1년에 20~30만 건이 실시된다”고 말했다.

관상동맥우회술 환자 중 여성의 비중은 25~30%다. 가우디노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수술로 인한 사망률에는 성별간 차이가 있다. 남성 사망률이 1.7%인데 비해 여성 사망률은 2.8%로 상대적으로 높다.

연구진은 2011~2020년 해당 수술을 받은 약 130만 명의 환자 예후를 분석했다. 그 결과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남성의 약 20%에게 뇌졸중, 신부전, 반복적인 수술, 흉골 감염, 장기간의 인공호흡기 사용 및 입원 등 합병증이 나타났다. 같은 합병증이 발생한 여성의 비율은 28% 이상으로, 사망률은 물론 합병증 발생률 역시 여성에게서 더 높았다.

가우디노 교수는 “대부분의 합병증은 경미하지만 흉골 상처 감염에서 회복하려면 수개월이 걸릴 수 있으며, 뇌졸중 환자는 회복 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합병증 발생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개선됐지만 여전히 성별 간 격차가 존재했다.

연구팀은 우회수술을 받는 여성의 나이가 남성보다 3~5세 가량 많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가 나타난다고 추정했다. 가우디노 교수는 이에 대해 “남성의 관상동맥질환을 더 쉽고 빨리 진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은 의사들이 의대에서 배운 관상동맥질환의 전형적 증상을 보이는 반면, 여성의 증상은 다르다는 것. 그는 “임상시험에 등록한 환자 중 여성은 20% 미만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남성 위주 연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고령의 나이에 여성이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으면 당뇨나고혈압, 혈관질환 등 다양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들 환자는 더 작고 연약한 혈관을 가지고 있어 수술이 더욱 복잡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성별 격차 문제는 다른 심장 수술에도 영향을 미친다. 2020년에 실시한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 검토에 따르면 여성은 스텐트 시술을 받은지 5년 뒤 남성보다 예후가 안 좋을 가능성이 더 높다. 여성의 경우 수술 뒤 심장 보호를 위한 고강도 스타틴을 복용할 가능성이 더 낮기 때문이다.

가우디노 교수의 이번 연구는 다음 링크(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surgery/article-abstract/2802105)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가우디노 교수 연구팀은 자세한 후속 연구를 위해 여성 환자로만 구성된 두 종류의 임상시험을 설계하고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여성에 대한 효과적 관상동맥우회술을 찾는 연구와 스텐트 시술-관상동맥우회술의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로 알려졌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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