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전환 현대약품 “노인성질환 게 섰거라”

알츠하이머약 라인업 추가·뇌기능개선제 품목허가...당뇨신약 개발 가속

[사진=현대약품]
알츠하이머 치료제 성장을 바탕으로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현대약품이 노인성 질환 의약품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맞춰 중장년 이상 연령층을 잡으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1월 결산 법인인 현대약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1808억원으로 전년(1627억원)에 비해 약 1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기순이익은 2022년 적자에서 지난해 6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현대약품의 실적 호조를 이끈 품목은 전문의약품들이다. 수술용 지혈제인 ‘타코실’과 함께 ‘타미린(알츠하이머 치료제)’, ‘멀타핀(정신신경용제)’, ‘디만틴(알츠하이머 치료제)’ 등이 성장을 견인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는 고혈압, 당뇨 등과 함께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꼽힌다.

현대약품은 올해도 노인성 질환군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맞춰 잠재적 수요가 큰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처음으로 70대 이상 인구가 20대를 추월하는 등 고령사회로 깊숙이 들어섰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4종 보유

현대약품은 치매 치료제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는 ‘도네페질(상품명 하이페질)’ ‘메만틴(상품명 디만틴)’ ‘갈란타민(상품명 타미린)’ ‘리바스티그민(상품명 스타그민패취)’ 성분의 약을 모두 갖추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제형과 용량을 선보이며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현대약품은 지난해 9월 국내 처음으로 도네페질 3mg 함량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하이페질정 3mg’을 출시했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도네페질 성분 제제는 5mg, 10mg, 23mg만 쓰여왔다. 도네페질염산염 복용 시 설사, 구토 등 소화기계 이상 반응이 흔하게 나타나는데, 이를 줄이고 안전성과 내약성을 개선하기 위해 선보인 것. 특히 투약 용량이 하루 5mg으로 제한된 85세 이상 저체중 여성 환자에게 효과적인 옵션이라는 게 현대약품 설명이다. 최근에는 대학병원에 입성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앞서 2022년에 현대약품은 도네페질을 국내 처음으로 가루약 형태로 선보였다. 도네페질 성분의 ‘하이페질산’은 음식물 섭취 시 목이 메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 삼킴장애 환자나 정제를 삼키기 어려운 고령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이 됐다.

올해 들어서도 현대약품은 뇌기능개선제 ‘니세르골린’의 제네릭 ‘니세린정30mg’에 대해 품목허가를 받았다. 니세르골린은 일차 퇴행성 혈관 치매와 복합성 치매에 따른 기억력 손상, 집중력 장애, 판단력 장애 등에 효과가 있는 성분이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중추신경계(CNS) 분야에서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매진해 다양한 치료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현대약품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
“당뇨신약 임상 2상강화”

고혈압과 당뇨도 현대약품이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꾸준히 힘을 쏟는 분야다. 지난해 이 회사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시타피오정’과 ‘시타듀얼정’ 품목허가를 받았다.

시타피오정은 DPP-4 억제제 계열의 ‘시타글립틴’과 치아졸리딘디온(TZD) 계열의 ‘피오글리타’가 조합된 최초의 복합제다. DPP-4억제제는 인슐린 분비를 늘리고, 위장관 연동운동을 늦추는 호르몬 GLP-1이 분해되는 것을 막아 혈당을 떨어뜨린다. 치아졸리딘디온 계열 약은 포도당이 근육으로 흡수되는 것을 도와 혈당을 낮춘다.

시타듀얼은 당뇨병 치료제 중 기본으로 꼽히는 메트포르민과 시타글립틴의 복합제제다. 메트포르민은 혈당 수치를 낮추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한다.

연구개발(R&D)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현대약품이 개발 중인 제2형 당뇨병 신약 ‘HDNO-1605’는 2020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글로벌 임상 2상 계획을 승인받았고, 2022년부터 국내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약품의 혁신신약(first-in-class) 파이프라인이다.

GPR40 작용제로 개발 중인 이 약은 췌장세포의 G단백질 결합 수용체40(GPR40)을 활성화해 혈당을 조절하고 인슐린 분비를 유도한다. GPR40은 비만치료제 삭센다의 주성분인 GLP-1이 체내에서 생성되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비만약 관련주로 묶이기도 했다.

당뇨신약 개발 움직임은 올해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월 현대약품은 글로벌중견기업 육성 사업인 ‘월드클래스 플러스 사업’에 선정됐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비 등으로 4년간 30억원 가량 지원받게 됐다.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는 지난해 12월 시무식에서 당뇨신약과 신규 조합의 내과복합제 임상 등을 통해 전략 제품 확보에 총력을 다할 것을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탈모, 의약품에서 화장품으로 확대

탈모도 현대약품이 주력하는 분야다. 현대약품은 1988년 국내 최초로 ‘미녹시딜’ 성분을 이용한 ‘마이녹실’을 선보인 기업이다. 현재 복합 마이녹실액 5%, 마이녹실액 5%, 마이녹실액 3%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두피의 말초혈관을 확장하고 피부 혈류량을 증가시켜 모발에 영양을 공급한다. 현대약품의 마이녹실 시리즈 점유율은 국내 탈모 의약품 시장의 약 33%를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쉽게 탈모를 관리할 수 있는 화장품 품목도 확대하고 있다. 2021년 탈모케어 전문 브랜드 ‘마이녹셀’을 만들고 기능성 샴푸를 출시한 후 앰플, 트리트먼트 등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두피 안티에이징에 특화된 ‘프레스티지 스칼프 샴푸’를 론칭했다. 현대약품은 마이녹셀의 제품력과 시장성을 앞세워 중국에 진출하고,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에 입점하는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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