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빨리 취하는데 또또또 과음…심장 ‘이렇게’ 망가진다

심박세동 위험 높아져...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오세일 교수팀 연구

과음하는 사람은 알코올 대사능력이 낮을수록 심방세동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알코올 분해 능력이 낮은 사람의 경우 과음을 할 경우 심장에 더 큰 무리가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이 빨리 취하는 사람의 경우 하루 평균 알코올 30g(주종에 관계없이 약 4잔) 이상 과음할 경우 심방세동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오세일 교수 연구팀은 2006~2010년까지 영국 바이오뱅크 코호트에 등록된 40여만명을 대상으로 알코올 대사능력·일평균 음주량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사람마다 유전적으로 다른 알코올 대사능력이 음주량에 따라 심방세동 발병 위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후 심방세동 병력이 없는 39만 9329명을 일평균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비음주자 △경·중등도 음주자(<30g, 약 4잔 미만) △과음자(≥30g, 약 4잔 이상)로 구분했다.

이어 알코올 대사능력을 나타내는 다유전자 위험점수에 따라 각 집단을 △낮음 △보통 △높음 군으로 다시 구분했다. 그런 뒤 심방세동이 새롭게 발생할 위험을 약 12년 간 추적했다. 그 결과, 알코올 대사능력이 낮은 과음자 그룹의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가장 컸다.

 

알코올 대사능력에 따라 음주량과 심방세동 발생 위험 사이 연관성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서울대병원]
알코올 대사 능력에 따라 음주량과 심방세동 발생 위험 사이 연관성도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과음자는 알코올 대사능력이 높아질수록 심방세동 위험이 감소한 반면, 경·중등도 음주자와 비음주자에서는 그 위험이 비슷하거나 높아졌다.

즉 알코올 대사능력은 동일한 음주량에서 심방세동에 더 취약한 사람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되며, 진료 현장에서 금주를 적극적으로 권고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와 별개로 알코올 대사능력과 관계없이 음주량과 심방세동 위험은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었다. 하루 평균 알코올 8g(주종에 관계없이 약 1잔)을 더 섭취할 때마다 심방세동 위험도도 1%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오세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음주량 및 유전적 요인이 심방세동에 미치는 복합적인 관계를 분석한 최초의 연구”라며 “사람마다 동일한 음주를 해도 심방세동 위험은 다르기에, 알코올 대사능력이 낮아 심방세동에 취약한 사람은 적극적 술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수축하는 부정맥의 일종이다. 뇌졸중, 치매, 심부전의 위험인자다. 두근거림, 가슴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어지러움과 호흡 곤란이 생기기도 한다. 흡연이나 비만 등이 주요 발생 원인으로 꼽히지만, 음주와 심방세동 위험의 상관관계는 알려진 바 없다.

이번 연구는 국제 의학 학술지 《BMC 메디신(BMC Medicine)》에 게재됐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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