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로 인사하는 의료진… “농아인도 병원서 환대받도록”

고려대 안암병원, 국내 첫 '의료수어' 교육 영상 제작·공개

고려대 안암병원을 방문한 농아인 환자에게 수어통역사가 진료 내용을 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고려대 안암병원]
고려대 안암병원이 청각장애와 언어장애(농아인) 환자를 배려하는 각종 의료서비스를 잇달아 시행해 의료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의료진 전체를 대상으로 수어 교육을 시작했다. 간단히 인사말이라도 수어로 건네며 병원을 찾는 청각장애 환자를 환대하겠다는 의지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이음소통’이라는 이름의 수어 교육 영상을 제작해 15일 유튜브 채널에 배포했다. 이날 공개한 3분가량의 첫 영상은 ‘안녕하세요?’, ‘만나다.’, ‘환영합니다.’ 등 기본적인 소통을 위한 수어를 소개했다.

병원은 올해 상반기 매주 월요일마다 추가 교육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총 8강으로 구성한 영상을 통해 의료진이 진료 과정에서 기본적인 수어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목표다.

이는 국내 의료기관 최초의 ‘의료수어 교육 동영상’이다. 특히 국내 모든 의료기관 종사자가 자유롭게 교육 내용을 볼 수 있도록 영상을 공개한 것 역시 이목을 끈다.

고려대의료원은 지난해 7월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 당시 공식 의료지원에 나선 것을 계기로 병원 내 수어 통역 서비스를 전면 확대 중이다. 지난해 9월 고려대 안암병원이 가장 먼저 이를 개시해 연말까지 120명의 농아인 환자가 24개 진료과에서 수어 통역을 지원받았다. 병원은 2명의 전담 수어통역사를 채용해 화상 진료 예약부터 진료와 검사, 수납, 약국 방문까지 동행하며 수어 통역을 지원 중이다. 병원 측은 이러한 노력이 의료계 전체의 문화 변화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고려대 윤을식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수어 통역사가 청각장애 환자의 병원 방문 전 과정을 동행하는 ‘KUM(고려대의료원) 의료수어 통역 서비스’는 전 세계적으로도 극히 드문 사례”라면서 “앞으로도 의료접근성 향상 등 미래병원을 위한 도전과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음소통 영상은 고려대의료원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KOREAUNIVERSITYMEDICINE)과 홈페이지 사회공헌사업실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9월부터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KUM 의료수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2명의 전담 수어통역사 모습. [사진=고려대 안암병원]

    최지현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