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부문 강화 노렸지만…노바티스, 신약 개발사 인수 불투명

후보 기업 덩치 지나치게 커져...JP모건 콘퍼런스 참석, "20억 달러 미만 거래 집중 계획"

[사진=노바티스]

글로벌 빅파마 노바티스가 심근병증 신약 개발사 인수합병(M&A)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다음 먹거리로 심혈관질환 사업 확대를 선언한 가운데, 전문기업 인수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인수 대상에 오른 기업은 난치성 질환인 비대성 심근병증 신약을 개발 중인 바이오기업 사이토키네틱스(Cytokinetics)다. 이 회사는 임상 개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심근병증 치료제 후보물질 ‘아피캄텐(aficamten)’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거래금이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상황이라 추후 협상 테이블에 앉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아피캄텐은 계열 최초의 표적 신약으로 평가되는 BMS제약 ‘캄지오스(성분명 마바캄텐)’의 유일한 경쟁 품목이다. 캄지오스는 심장 근육의 액틴과 마이오신 섬유의 과도한 교차결합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약이다.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에 이어 국내에서도 작년 5월 승인을 획득했다. 시장 매출은 40억 달러(한화 5조282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이토키네틱스는 작년 말 아피캄텐의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35달러 수준이던 주가는 임상 데이터 공개 직후 80달러 이상으로 급등하기도 했다. 특히, 노바티스의 기업 인수 목록에 사이토키네틱스가 포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1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관심이 쏠리면 사이토키네틱스의 몸집도 불어났다. 현재 사이토키네틱스의 시가 총액은 83억 달러(한화 10조9610억원) 수준이다.  로이터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해외 매체는 사이토키네틱스 시총이 단기간에 높아지면서 합병 거래가 결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노바티스는 지난 주 열린 JP 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인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바스 나라심한 최고경영자(CEO)는 “사이토키네틱스보다 작은 규모의 인수 대상 기업을 선호한다”며 “20억 달러 미만의 기업 거래에 초점을 맞춰 계속해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이토키네틱스 인수에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그러면서 “우리는 크게 보면 50억 달러 미만의 볼트온(Bolt-on) 거래에 집중하고 있다. 내부 파이프라인 확대와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가 한 자릿수 중반대의 성장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거래 옵션을 다양하게 평가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볼트온 거래는 동종업계 기업을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거나, 회사 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말한다.

반면 사이토키네틱스도 아피캄텐의 잠재력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JP 모건 헬스 콘퍼런스에 참석한 사이토키네틱스 로버트 블룸 CEO는 기업 발표를 통해 “비대성 심근병증 신약 시장은 자본 규모가 작은 회사들도 접근이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며 “100~150명으로 구성된 영업팀이 미국 심장 전문의 1만 명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아피캄텐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제약 전문 매체인 피어스파마는 “아피캄텐이 제품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노바티스 등의 빅파마들이 더 낮은 가격에 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겠지만, 사이토키네틱스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얘기가 다르다”고 평가했다. 노바티스가 원하는 낮은 가격에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최근 노바티스는 사이토키네틱스와의 기업 거래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추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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