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재발 막는 백신 나올까?

엘리시오 테라퓨틱스의 ELI-002, 재발위험 86% 줄여줘

췌장암은 진행 단계에 이르러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오래전부터 ‘침묵의 살인자’로 불렸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췌장암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개발 중인 백신이 가장 흔한 형태의 췌장암 환자들에게서 효과를 보였다는 초기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네이처 의학(Nature Medicine)》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미국 제약사 엘리시오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ELI-002 백신은 KRAS 변이 고형 종양으로 알려진 췌장암을 겨냥했다. 췌장암의 90% 이상이 KRAS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서 발생한다. 논문의 제1저자인 텍사스대 M D 앤더슨 암센터의 슈밤 팬트 교수(종양학)는 “ELI-002을 맞은 KRAS 변이 고형 종양 환자 중 상당수가 재발을 피하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몇 가지 유망한 결과를 봤다”고 밝혔다.

췌장암은 진행 단계에 이르러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오래전부터 ‘침묵의 살인자’로 불렸다. 미국암학회(ACA)에 따르면 미국에서 연간 약 6만4000명이 이 병으로 진단받고, 5만5500명이이 병으로 숨진다. 수술로 암을 제거했다고 해도 재발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 임상시험은 췌장암이나 대장암을 가진 평균 61세의 환자 2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모두 종양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을 받았고 7명은 방사선 치료까지 받았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은 ELI-002 백신을 최대 10회까지 접종했다. ELI-002는 환자의 림프절을 표적으로 삼아 새로운 종양을 일으킬 수 있는 돌연변이 DNA를 파괴하도록 설계됐다. 구체적으로는 면역계의 T세포가 이러한 KRAS 돌연변이를 인식하고 제거하도록 유도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임상시험 결과 면역체계에 소기의 효과가 나타났다. 전체 환자의 84%가 기대했던 T세포 반응을 보였고, 10회 접종을 받은 환자의 경우 그 비율은 100%로 증가했다.

T세포의 반응은 종양과 종양 관련 DNA의 존재를 알리는 생체지표의 감소에 의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종양 재발과 사망 위험이 86%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팬트 교수는 “이들 환자는 암이 재발할 경우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피로감(환자의 24%), 주사부위 반응(16%), 근육통(12%)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지만 용량 감량을 보증할 만큼 부작용이 심하지 않았다. 팬트 교수는 “선호할만한 안정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암 환자 개개인의 특이사항에 맞게 공식화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ELI-002의 장점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올해 말 훨씬 더 많은 KRAS 변이 췌장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1-023-02760-3)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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