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극성…안 걸리려면 ‘장 건강’에 답 있다

장내 미생물 먹이 되는 섬유질 섭취, 스트레스 관리와 충분한 수면도 중요

올 겨울 전국에서 독감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면역력을 돌보는 게 중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국에서 독감이 극성이다. 이럴 때일수록 면역력을 돌보는 게 중요하다. 면역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로 장 건강을 들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 바체 및 타마르 마누키안 소화기질환센터 영양학자인 낸시 재페 박사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장내 미생물군집이 병원체(유해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한다”며 이에 더해 독감과 같은 호흡기 감염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독감 시즌을 포함해 일년 내내 장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를 미국 건강정보 매체 ‘에브리데이헬스’에서 소개했다.

1. 장에 존재하는 미생물은 대부분 유익하다

우리의 소화기관에는 다양한 박테리아, 곰팡이, 기생충, 바이러스가 서식하고 있는데, 이 중 대부분이 신체에 유익한 역할을 한다. 소수의 박테리아와 기타 유기체는 병원성 세균으로 질병을 일으킬 수 있지만, 통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자라지 않는다면 반드시 질병을 유발하는 건 아니다.

재페의 설명에 의하면, 우리 몸의 미생물은 기본적으로 경쟁을 유발해 세균의 과증식 예방을 돕는다. 영양분과 소화관 내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하고, 나쁜 박테리아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는 “건강한 장내 미생물군집이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 합의된 바는 없지만, 건강한 박테리아를 풍부하고 다양하게 갖는 것과 좋은 박테리아와 나쁜 박테리아 사이의 균형을 올바르게 유지하는 것이 좋은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장 건강이 좋지 않을 경우 과도한 가스, 복부팽만감, 복부 불편감, 배변습관 변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2. 장내 미생물은 면역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제분자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은 소화기관 외에도 면역력에 다양한 방법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그 중 하나가 단쇄지방산을 생성하는 것이다. 단쇄지방산은 여러 신체 부위에서 면역세포 활동을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신체가 정상적인 혈당 및 콜레스테롤 수치를 유지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영양학 저널 뉴트리언트(Nutrients)에 실린 논문에서는 단쇄지방산이 면역력에 영향을 미치는 한 예로 부티르산(butyrate)이라는 분자를 확인했다. 이러한 유형의 단쇄지방산은 신체가 병원체를 감지한 후의 신체 반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면역계 세포 발달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3. 무엇을 먹는지가 장내 세균 다양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는 것은 섬유질이다. 따라서 다양하고 건강한 장내 미생물군집을 조성하려면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곡물, 콩, 과일 및 채소, 견과류와 같이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다양하게 섭취하도록 한다. 특히 귀리, 보리, 마늘, 부추, 양파, 아스파라거스에는 유익한 박테리아의 먹이가 되는 것으로 알려진 특정 유형의 섬유질이 들어있어 도움이 된다.

프로바이오틱스 또는 요거트, 케피르, 김치 등 유익한 생균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도 좋다. 반대로 가공식품, 동물성단백질, 설탕, 술을 많이 먹고 과일, 채소, 통곡물을 적게 먹으면 장내 미생물군집 균형이 깨지고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다. 몸 속에 염증이 생기면 면역력이 약해져 감염에 대항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뉴트리언트 저널에 실린 연구 리뷰에 따르면, 특히 초가공식품이 만성 염증을 촉진하는 장내 세균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 장 건강과 면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식단 외 요인들

식단이 장내 미생물군집과 전반적인 면역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심리적 스트레스, 수면, 신체활동 등 다른 환경 및 행동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장내 미생물군집은 장과 뇌 사이에 신호 전달 경로가 존재한다는 장-뇌축(brain-gut axis)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재페는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증 증상이 있으면 장내 세균 구성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미국생리학회 저널 생리학리뷰(Physiological Reviews)에 발표된 연구 리뷰에 따르면, 뇌와 장내 세균은 면역계 및 신경계를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좋아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는 때일수록 건강한 식습관을 지키는 것이 장내 세균 건강 유지에 더욱 중요하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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