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소 vs 근육…헬스장에서 무슨 운동부터 할까?

일반인, ‘목적’ 따라 순서 정하되 근육운동 후 3분간 걷기 등 방식 채택…운동선수, ‘간섭효과’ 주의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 가운데 뭘 먼저 하는 게 좋을까? 일반인은 개인적인 취향과 헬스장에 계속 가는 목적에 따라 운동 순서를 결정하는 게 좋다. 하지만 엘리트 운동선수는 유산소 운동에 앞서 근육 운동을 하는 게 더 낫다. 또한 특정일에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을 각기 따로 하면 심한 ‘간섭 효과’를 피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헬스장에 들어가면 러닝머신과 역기·아령 중 어느 쪽으로 먼저 가는 게 좋을까?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의 우선 선택 문제로 잠깐 고민할 수 있다. 호주 비영리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따르면 미국 스포츠의학회는 건강과 신체 기능을 개선하고 만성병 위험을 낮추기 위해 두 가지 유형의 운동을 동시에 하도록 권장한다.

하지만 최상의 결과를 얻는 데 가장 적합한 운동 순서는 없을까?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사람마다,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운동생리학에선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의 조합이 건강 관련 체력, 특히 유산소 능력과 근력의 향상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운동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 나이, 체력 수준, 운동 이력 및 목표 등 몇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또한 운동의 양, 시간, 강도와 하루 중 운동 일정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유산소 운동은 심장을 뛰게 하는 리드미컬한 활동이다. 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 일립티컬 트레이너 등 유산소 운동기구를 사용한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 심폐 기능이 좋아진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장과 폐가 근육에 산소를 더 잘 전달할 수 있게 된다. 근육 수축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 각종 만성병에 걸릴 위험을 낮추고, 신체가 사용하는 열량(에너지)과 지방을 태우는 양을 늘리고, 신체 및 인지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

근육 운동은 저항에 대항해 들어올리거나 밀거나 당겨서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다. 이런 유형의 운동은 역기·아령 등(프리 웨이트 바벨, 덤벨, 케틀벨, 웨이트머신, 탄력밴드)을 사용한다. 근육 운동을 하면 근력, 지구력, 근육의 힘과 크기를 향상시킬 수 있다.  운동생리학에선 이를 ‘근육 비대’라고 부른다.

종전 연구 결과에 의하면 근육 운동은 특히 제2형당뇨병 환자나 전당뇨병 상태에 놓인 사람의 건강에 좋다. 근육 운동을 하면 혈압, 혈당, 근육이 포도당을 에너지로 쓰는 능력을 개선하고 제지방량과 뼈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제한돼 있다. 많은 사람은 운동에 나서면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함께 하는 경우가 꽤 많다. 특히 헬스클럽에 다니는 사람은 그렇다. 이 두 가지 운동을 동시에 하면 심혈관병, 대사 위험을 낮추는 등 건강에 많은 이점이 있다. 특히 만성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은 이를 병행하는 게 더 좋다는 게 정설이다.

유산소·근육 동시 운동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의 순서에 관계없이 이 두가지 운동을 한꺼번에 하면 유산소 능력과 근력이 비슷하게 향상되는 효과를 낸다. 이런 효과는 당초 비활동적인 사람, 여가 활동을 하는 사람, 젊은 사람, 노년층 남녀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두루 적용될 수 있다.

유산소 운동에 앞서 근육 운동을 하면 다른 모든 건강 관련 체력 향상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하체 근력을 다소라도 향상시킬 수 있다. 따라서 운동 목표가 전반적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신체를 움직여 정신적 이점을 누리는 데 있다면 근육 운동을 먼저 하면 약간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중 어떤 운동에 집중할지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나 특정 스포츠 종목에서 더 나은 기량과 성적을 내기 위해 훈련하거나 시합을 준비하는 운동선수는 운동 순서에 대해 좀 더 신중해야 한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운동선수가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을 동시에 하면 유산소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다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더 나아가 근력과 힘의 발달, 근육 성장에 해로울 수 있다. 이런 부정적인 현상을 ‘간섭 효과’라고 한다. 간섭 효과는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을 모두 많이 하는 잘 훈련된 운동선수에게 가장 많이 나타난다.

간섭 효과를 일으키는 세포 수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은 유전자 신호와 단백질 합성에 영향을 미치는 분자 수준에서 서로 경쟁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운동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신체가 적응하는 건 일반적이다. 그러나 운동을 많이 할수록 간섭 효과가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

물론 많은 스포츠에는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의 조합이 필요하다. 일부 엘리트 운동선수는 이 두 가지 운동에 힘써야 한다. 그렇다면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두 가지 운동의 가장 적합한 순서는 무엇일까? 엘리트 운동선수를 위한 동시 훈련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근육 운동을 먼저 하거나, 수행능력 목표에 가장 중요한 운동 유형을 먼저 하는 게 합리적이다. 엘리트 운동선수는 또한 가능하면 근육 운동과 유산소 운동 사이에 3시간 이상의 휴식 시간을 가져야 한다.

최근엔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의 ‘마이크로 사이클’이 관심 대상이다. 이는 어떤 운동을 먼저 할 것인지 결정할 필요 없이, 두 가지 운동을 훨씬 더 짧은 시간 간격을 두고 함께 하는 것이다. 예컨대 근육 운동을 한 번 한 뒤 곧바로 3분간 걷기 또는 달리기를 하고, 이 사이클을 필요한 만큼 되풀이해 모든 근육 운동을 포함시킨다. 이런 동시 운동 방식은 근육 운동을 모두 끝낸 뒤 유산소 운동을 한꺼번에 하는 방식에 비해 유산소 체력, 근력, 제지방량을 비슷하게 향상시킨다. 또한 운동이 훨씬 덜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현실적으로 일반인은 개인적인 취향과 헬스장에 계속 가는 목적 등 요인에 따라 운동 순서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거기에 맞춰 러닝머신 쪽으로 먼저 갈지, 역도 장비 쪽으로 먼저 갈지 정하면 된다. 다만 엘리트 운동선수는 유산소 운동에 앞서 근육 운동을 하는 게 더 낫다. 또한 특정일에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을 각기 따로 하면 심한 간섭 효과를 피할 수 있다. 근육 운동은 주 2~3회에 그치는 게 바람직하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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