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돌연사, 30분 전 일어나는 일…수면 중 열나며 경련

그간 원인 불명...의학계 '결정적 증거' 찾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연관이 없습니다.) 최근 의학계가 1세 미만의 영아가 수면 중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영아돌연사 증후군'(SIDS)을 예방할 실마리를 찾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의학계가 1세 미만의 영아가 수면 중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영아돌연사 증후군'(SIDS)을 예방할 실마리를 찾았다. 그간 의학계는 영아돌연사의 확실한 원인을 알 수 없어 손 쓸 도리가 없었다.

미국에서는 SIDS로 연간 3000여 명의 아기가 갑작스레 숨을 거둔다. 국내에서도 2021년을 기준으로 두 번째(17.9%, 112명)로 높은 영아 사망 원인이다.

그간 의학계는 SIDS의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이나 수면 환경상 지나치게 푹신한 침구에 질식할 수 있다는 등을 추정해 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 뉴욕대 그로스먼의대 랭곤병원 로라 굴드 교수팀은 ‘수면 중 열성 발작’이 유력한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특히, 연구팀은 1~3세 사이 숨진 영·유아 7명의 유가족으로부터 사망 당일 혹시 사망 시점에 촬영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제공받았는데, 이를 분석한 결과가 실마리를 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8명의 전문가가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들 영·유아가 숨지기 30분 전 이내에 60초가량 열성 발작이 지속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중 5명은 소리와 근육 경련으로 발생한 움직임을 확인했고, 나머지 2명 역시 근육 경련 모습이 녹화됐다. 반면, 기존 의료기록에서 열성 발작 소견이 있던 영·유아는 1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6명은 명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CCTV 분석 결과가 이전부터 이어왔던 연구 결론과 일치한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연구팀은 그간 해당 병원에서 ‘원인 불명 유아 돌연사’로 작성된 300여 건의 의료기록 역시 분석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전체 의료기록의 3분의 1가량을 열성 발작으로 추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일반적인 영·유아의 사망 사례와 비교해 돌연사 영·유아가 사망 직전 열성 발작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10배 높다고 결론 내리기도 했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뉴욕대 그로스먼의대 신경과 로라 굴드 조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록 분석 규모는 작지만, 수면 중 발생한 열성 발작을 영·유아 돌연사의 일부 원인으로 특정할 수 있는 최초의 직접적인 증거”라고 말했다. 굴드 조교수 역시 지난 1997년 당시 15개월 된 딸을 영아 돌연사 증후군으로 잃은 경험이 있다.

공동 저자인 뉴욕대 그로스먼의대 종합간질센터 오린 데빈스키 교수 역시 “영아 돌연사 증후군에서 열성 발작이 의료기록에 작성된 사례보다 더 잦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 “향후 의학계가 영아 돌연사 증후군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논문은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뉴놀로지(Neurology, 신경학)» 2월호 게재가 확정됐으며, 다음 링크(https://www.neurology.org/doi/pdf/10.1212/WNL.0000000000208038)에서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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