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호흡기병에 특히 취약”…왜?

“높은 혈당이 ‘수지상 세포’ 기능 방해” 밝혀져… 코로나 사망자 35%, 당뇨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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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는 특히 호흡기병에 취약하다. 코로나 사망자의 35~40%가 당뇨병 환자였을 정도다. 그 원인이 밝혀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 환자가 호흡기병에 매우 취약한 것은 높은 혈당이 폐의 면역세포 일종인 ‘수지상 세포’ 기능을 방해하기 때문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는 생쥐실험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Lung dendritic-cell metabolism underlies susceptibility to viral infection in diabetes)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연구팀에 의하면 최근 수십년 동안 당뇨병 환자는 독감(인플루엔자) 등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세균), 곰팡이 등에 감염되면 중증 폐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특히 코로나19로 숨진 환자의 약 35%가 당뇨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는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제1형 및 제2형 당뇨병에 걸린 생쥐를 대상으로 각종 바이러스성 폐 감염을 실험했다. 또 병원체에 감염된 당뇨병 생쥐와 비당뇨병 생쥐의 개별 세포 수준에서 유전자 발현을 평가했다. 생쥐의 세포는 15만 개가 넘는다. 연구팀은 대사 메커니즘과 관련해 각종 실험을 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 생쥐의 고혈당이 폐의 ‘수지상 세포’(손가락 모양의 세포)의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면역반응이 심각하게 손상돼 바이러스 등 병원체의 감염, 폐 손상, 사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의 제1 저자인 사무엘 필립 놉스 박사(포스트닥)는 “높은 혈당은 폐의 특정 수지상 세포의 기능을 심각하게 방해한다. 문지기에 해당하는 수지상 세포가 매우 중요한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분자 메시지를 보내지 못하게 막는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당뇨병에 걸린 생쥐에서 병원성 감염에 대한 표적 면역반응을 조율하는 면역세포인 폐 수지상 세포의 기능 장애를 확인했다. 그 결과 감염은 통제되지 않은 채 계속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 수지상 세포의 당 대사에 변화가 생기면 대사 부산물이 쌓여 유전자 발현의 정상적인 조절을 방해한다. 이는 비정상적인 면역 단백질 생산으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당뇨병 생쥐의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 폐 수지상 세포의 높은 당 수치가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예방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인슐린 보충제로 혈당 수치를 엄격하게 조절하면 수지상 세포가 보호 면역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 덕분에 생명을 위협하는 바이러스성 폐 감염으로 이어지는 위험을 예방할 수 있었다. 또 당으로 인한 조절 장애를 역전시키는 저분자를 투여하면 수지상 세포의 기능 장애가 교정되고, 당 수치가 높은데도 보호 면역 반응이 생겼다. 수지상 세포의 기능을 정상을 되찾았다.

전 세계 당뇨병 환자는 5억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가 혈당 수치를 조절하면 당뇨병 관련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혈당 수치를 쉽게 정상화할 수 없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유전자 변형을 교정해 심각한 폐 감염을 완화하거나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면역세포에는 B세포, T세포, NK세포,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등이 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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