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파라 인수하는 루닛, 美시장 정조준

1억건 이상 유방촬영 데이터 확보

[사진=루닛]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미국 의료기관 2000곳 이상에 AI 솔루션을 공급하는 업체를 인수 함에 따라 이 회사의 미국 시장 공략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루닛은 전날인 14일 약 2500억 원을 투자해 뉴질랜드 기업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이하 볼파라)’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볼파라는 세계 1위 유방 치밀도 분석 제품을 개발해 상용화했으며, 현재 미국 유방촬영술 시장에서 약 42%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영상 진단 AI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선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루닛의 이번 볼파라 인수는 전략적인 선택으로 분석된다. 볼파라는 1억 장 이상의 누적 유방촬영 영상을 수집했으며, 매년 2000만 장 규모의 데이터를 추가하고 있다.

미국 의료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영상 촬영 데이터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나이, 가족력 등 유방암에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지속적인 AI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루닛은 볼파라가 보유한 데이터의 가치가 인수 금액 이상이라고 보고 있다.

루닛은 볼파라의 미국 내 브랜드 인지도와 기존 확보 고객을 활용해 약점으로 지목됐던 미국 내 점유율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볼파라의 플랫폼이 설치된 기관을 대상으로 루닛의 솔루션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루닛은 미국 외 지역에서 3000개 이상 고객사를 확보한만큼, 볼파라 솔루션의 글로벌 판매에 있어서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루닛의 최종 목표는 자율형 AI와 AI 기반 암 위험도 예측 기술을 완성하는 것”이라며 “이번 인수합병은 물론 향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AI를 통한 암 정복이라는 사명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볼파라가 상장한 호주 거래 당국의 승인, 내년 상반기 예정된 볼파라 주주총회의 동의를 거치면 인수가 최종 완료된다. 업계에서는 인수 마무리까지 1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종 인수합병 후 볼파라는 미국 내 사업을, 루닛은 미국 외 사업을 전담할 예정이다. 서 대표는 “2년 내 총 매출 1천억 원 대 돌파가 목표”라며 “볼파라는 소프트웨어 구독 기반의 수익창출 모델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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