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도 노인증후군 걸린다…갑상선 홀대하면 ‘큰 일’

호르몬 조절하는 기관, '노쇠' 위험에 영향

갑상선 기능에 장애가 있으면 노쇠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갑상선 기능에 장애가 노쇠 위험을 키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갑상선은 목 전방 가운데 위치해 호르몬을 만들어 몸의 대사를 촉진하고 기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이정민 교수 연구팀은 우리나라 국민건강영양조사(2013~2015년)를 통해 50세 이상 남녀 2416명을 표본 조사했다. 이때 건강영양정보와 갑상선 기능 검사 자료를 바탕으로 갑상선 기능과 노쇠의 연관성 분석을 시행했다.

노쇠란 신체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는 생리적 능력이 감소하면서 다양한 질환이 생기면서 △타인 의존성 △입원 가능성 △사망 위험이 높아진 상태를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불가피하게 생기는 증상들을 일컫는 노화와는 다른 개념이다.

최근 연구들에서 노쇠는 노인증후군으로도 불린다. 노쇠에는 노화에 따른 전반적인 기능 저하를 포함해 매우 다양한 원인이 관여한다.

연구에는 ‘프라이드(Fried) 노쇠 표현형 모델’이 사용됐다. 프라이드 노쇠 표현형 모델이란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 △근력 감소 △피로 △느린 걷기 속도△ 낮은 신체 활동이라는 5가지 기준으로 노쇠를 평가하는 모델을 말한다.

데이터 분석 결과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신체 기관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항진증과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저하증 환자들 모두 노쇠 위험이 높아졌다. 다만 무증상 갑상선 기능저하증의 경우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저하증은 갑상선자극호르몬(TSH) 분비에 따라 달라진다. TSH의 정상수치는 0.4~4.0(uU/mL)보다 낮아질 경우에는 호르몬이 과잉분비되는 항진증이, 반대로 높아질 경우에는 호르몬이 부족한 저하증이 나타난다.

때문에 갑상선 기능 항진증(무증상 갑상선 기능 항진증 포함) 환자의 경우 TSH가 낮아질수록 노쇠 위험도가 높았다. 유리티록신(FT4,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반대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경우 TSH 수치가 높아질수록 노쇠 위험도가 상승했다. FT4 수치가 낮아진 탓이다. 다만, 무증상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는 경우, 증상과 노쇠 위험도 사이에 연관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갑상선 기능과 노쇠 사이의 관련성을 밝혀내 고령 인구의 건강관리에 새로운 지표와 시각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갑상선 기능 장애와 노쇠 위험 증가의 연관성이 확인된 만큼 더욱 세심한 갑상선 환자 치료와 질환 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흡연은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비롯한 갑상선 질환, 나아가 갑상선암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금연은 필수”라며 “요오드 성분이 과도하게 들어간 비타민제는 갑상선에 자극을 줄 수 있어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내분비학 분야 국제학술지 《내분비학과 신진대사(Endocrinology and Metabolism)》 최신호에 게재됐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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