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보다 살 빨리 빠져”…릴리 마운자로 ‘맹추격’ 시작

실제 환자 체중 감소 위고비 대비 1년 뒤 7.2% 빨라… 노보 “검증되지 않은 연구” 반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후발주자 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위고비보다 빠른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 기업 ‘트루베타(Truveta)’ 연구소는 과체중 또는 비만이 있는 성인의 비만치료제 복용 후 체중 감량 정도를 비교했다. 마운자로와 위고비 복용 그룹은 각각 9193명으로 동일했다.

복용 시작 3개월 후 비교 결과 마운자로 복용군은 오젬픽보다 평균 2.3%의 체중이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6개월에 4.3%, 12개월엔 7.2%로 벌어졌다. 반면 위장 장애 등 부작용의 발생 비율은 양 그룹 간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 5월 릴리가 공개한 임상 결과에서 마운자로의 평균 체중 감소량은 18%로 위고비(평균 15%)보다 앞섰다.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비만치료제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관심이 쏠린다.

트루베타 연구진은 “참여자들 중 51.2%가 제2형 당뇨 환자였는데 이것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마운자로와 위고비 모두 처음엔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체중 가소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적응증을 확대했는데, 당뇨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대사가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가 나타났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위고비의 제조사 노보 노디스크는 이번 결과에 대해 “동료 연구자들의 검증을 거치지 않은 단계의 연구”라는 이메일 성명서를 발표하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논문이 학술지 또는 저널에 정식 등재되려면 피어 리뷰(peer review)라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모든 논문은 이 단계에서 동료 연구자들의 심사와 검증을 거친 후 발표된다. 반면 트루베타의 이번 연구는 피어 리뷰를 거치지 않은 ‘출판 전 논문’이다.

노보는 이 점을 지적하며 “실제 비만 환자 대상 임상 현장에서 적용되는 결과와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당뇨병이 없는 비만(또는 과체중) 환자를 대상으로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체중 감소 효과를 직접 비교하는 연구도 현재 진행 중이다. 미국과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 61개 의료기관에서 700명을 대상으로 72주간 약효를 비교하게 되며, 임상 종료 및 데이터 발표는 2025년 이후로 예정됐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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