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계란 조심?”…포스코 집단 식중독 원인, 왜?

[건강직설] 계란, 각종 영양 덩어리...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최선

보건당국이 확인한 결과 지난 8일 점심때 A식품이 포항제철소 내에 납품한 계란덮밥 도시락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포스코 포항제철소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도시락을 먹고 230명 가까이가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 식중독 원인으로 계란(달걀)이 지목됐다. 몇몇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보건당국이 확인한 결과 지난 8일 점심때 A식품이 포항제철소 내에 납품한 계란덮밥 도시락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 A식품이 이날 납품한 총 3000개의 도시락 중 448개가 계란덮밥 도시락이었다. 환자와 A식품 직원 등 64명을 상대로 한 식중독 검체에서 환자 17명과 A식품 직원 1명이 살모넬라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 중 1명은 사망하기까지 했다. 이에 따라 계란이 이번 보도에서 식중독의 원인으로 특정됐다.

식중독은 세균(박테리아)·진균(곰팡이)·바이러스가 창궐하는 고온다습한 여름뿐 아니라 겨울철에도 환자 발생이 적지 않다. 요즘 주택이나 건물들은 한겨울이라도 실내 난방이 잘 되기 때문에 식중독 원인 미생물들의 활동이 크게 줄지는 않는다. 게다가 인체에서 식중독을 유발하는 여러 가지 미생물 가운데 노로바이러스는 오히려 추운 겨울에 활동성이 강해지기 때문에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겨울철 단골 불청객이 됐다.

학계에 따르면 살모넬라균은 2400개 이상의 혈청형으로 분류되는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이런 수많은 종류의 살모넬라균 중에서 사람에서 식중독을 주로 일으키는 것은 ‘살모넬라 엔테라이티디스’와 ‘살모넬라 타이피무리움’이다. 살모넬라균은 인간·포유동물, 설치류, 조류 등 생물의 분변과 채소·토양·물 등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살모넬라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면 역학조사를 통해 식중독에 걸린 사람(가검물)의 살모넬라 혈청형과 유발 원인으로 지목되는 식품에서 나온 살모넬라 혈청형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교차 확인에서 맞아떨어져야 원인으로 확정할 수 있다.

살모넬라균 식중독 증세는 균에 오염된 식품 섭취 후 6~48시간 후에 메스꺼움과 구토와 설사, 발열, 복부 경련, 근육통, 두통 등이 흔히 나타난다. 계란이 오염됐을 가능성도 문제지만 계란의 조리 과정과 섭취 방식을 안전하게 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파악된 살모넬라 식중독 사례 131건 중 62%인 81건이 음식점에서 발생했다. 집단급식소 발생은 전체 발생의 13%인 17건이었다. 식약처는 달걀로 인한 살모넬라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파손되지 않은 달걀 구매 △달걀을 만진 후엔 비누를 이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 씻기 △조리 시에 충분히 가열해 섭취하기 등을 강조했다.

살모넬라 식중독은 여름철에 흔히 발생한다. 11월에 살모넬라균 식중독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다. 현재 포스코 집단식중독 사고에서는 역학조사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이번 식중독 사고의 원인 식품으로 계란을 주범으로 몰기는 아직 빠르다. 계란 업계는 살모넬라균 식중독이 발생할 때마다 계란이 도마 위에 오르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계란의 소비 감소는 물론이고 수출에도 큰 타격을 입어서다.

살모넬라균은 식품의 중심온도 65∼70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모두 사멸한다. 하지만 살모넬라균이 계란 노른자위 가운데까지 파고 들어갈 수 있다. 반숙 계란 상태에서는 균이 죽지 않을 가능성이 없지 않으므로 특히 노약자, 면역저하자, 만성질환자 등 감염에 취약한 사람들은 완숙으로 먹는 것이 매우 안전하다. 계란을 날것으로 섭취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때 껍질이 직접 입에 닿는 섭취 방식은 금물이다.

한편, 계란은 경제적이면서도 섭취하기도 쉬운 완전식품으로 꼽힌다. 다양한 중요 영양소를 갖고 있다. 첫째, 필수 아미노산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단백질이 한 알당 약 6g 들어있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신체 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식세포와 T세포의 기능도 약화한다. 둘째, 계란 한 알에는 비타민A가 70마이크로그램(㎍)가량 들어 있다. 비타민A 섭취가 부족하면 세균 등 병원체의 방어력이 약해져 독감 등 호흡기 감염이 증가할 수 있다.

무기질 중에서는 셀레늄은 면역력 강화를 돕는 대표 영양소다. 계란 한 알에는 셀레늄이 18마이크로그램(㎍)이 들어있으며, 이는 하루 권장량(60㎍)의 약 30%에 해당한다. 계란에는 비타민 B6와 비타민 B12도 들어있다. 비타민 B6는 면역 담당 세포인 B세포와 T세포의 생성과 성숙을 도우며, 비타민 B12는 자연살해(NK)세포의 활성과 T세포의 생성·성숙을 돕는다. 계란 노른자위에 들어있는 철분도 면역력 강화에 좋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8) 통계를 보면, 한국인이 식품으로 철분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것은 쌀이며, 2위가 계란이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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