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 한국법인, 매출원가율이 80%나 되는 까닭

헬스케어기업 비용진단 <7>

다국적 제약사 한국법인들은 국내 제약사와 크게 다른 비용 지출 구조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원가율은 국내 제약사보다 훨씬 높지만 판매관리비 비율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코메디닷컴과 코스트제로가 2022년 결산자료를 바탕으로 다국적 제약사 한국법인 32곳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은 작년 11조524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원가는 9조2416억원을 기록해 80.2% 매출원가율을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제약사의 매출원가율 60.4%에 비해 20%포인트 가까이 높은 것이다.

매출원가율 80%…국내제약사보다 20%P 높아

다국적 제약사들의 매출원가율이 이처럼 높은 것은 한국에서 생산활동을 하지 않고 대부분 상품을 해외 본사를 통해 들여와 판매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화이자제약의 매출원가율은 무려 92.3% 수준으로 업계 평균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가 두번째로 높은 89.9%의 매출원가율을 기록했다. 한국오노약품공업은 작년 매출이 406억원으로 32개 한국법인 가운데 최하위권(31위)에 그쳤지만 매출원가율(53.4%)은 가장 낮았다.

매출원가율이 높은 반면 전체 32개 기업의 판매관리비는 매출 대비 평균 16.5%(1조9048억원)에 그쳤다. 국내 제약사의 판관비 비율 32%의 절반 수준이다.

매출 대비 판관비 비율은 4%에서 60%에 이르기까지 기업 별로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매출원가율 1위 화이자제약의 판관비 비율은 3.9%로 가장 낮았다. 업계 평균 16.5%에 비해 4분의 1도 안된다. 한국메나리니는 판관비로 286억원을 지출, 매출액 대비 비율이 가장 높은 59.9%를 기록했다. 이어 한국먼디파마 53.8%(445억원), 한국오노약품공업 39.1%(159억원), 한국아스텔라스제약 35.1%(865억원), 암젠코리아 34.6%(59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로슈는 매출 대비 12.9%에 해당하는 521억원을 경상연구개발비로 지출해 32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두자릿 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평균 1.63%로 조사됐다.

영업이익률 1위는 9.0%를 기록한 암젠코리아였다. 암젠은 작년 매출 1000억원 클럽에 가입한 골다공증약 ‘프롤리아’의 국내 공급을 맡고 있다.

영업이익률에선 비아트리스코리아 7.8%, 한국비엠에스제약 7.4%(152억원), 한국오노약품공업 7.3%(30억원), 한국릴리 6.2%(124억원)가 암젠의 뒤를 쫒았다.

화이자 영업이익 1위…암젠은 영업이익률 선두

다국적 제약사 5곳은 영업손실을 맛봤다. 한국애보트가 작년 166억원으로 가장 큰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한국로슈 120억원, 한국메나리니 72억원, 한국먼디파마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각각 61억원의 적자를 보고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기준으로는 고혈압약 ‘네비레트’와 손‧발톱 무좀약 ‘풀케어’를 공급 중인 한국메나리니(-15.1%)가 가장 큰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영업이익 1위는 한국화이자제약이 차지했다. 매출 3조2253억원에 1200억원을 영업이익으로 남겼다. 영업이익률은 3.72%다.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와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 매출 특수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상지질혈증과 당뇨병, 폐암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항바이러스제, 백신을 공급하는 기업들의 영업이익도 두드러졌다. 화이자에 이어 영업이익이 높은 기업으로는 비아트리스코리아(330억원), 한국아스트라제네카(302억원), 한국엠에스디(285억원),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230억원) 순이다.

상위권에 오른 기업들은 작년 국내에서 1000억원 이상의 매출 실적을 올린 의약품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한국엠에스디는 국내 의약품 매출 1위 품목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가다실9’을 공급하고 있다. 비아트리스는 고지혈증약 ‘리피토’, 아스트라제네카는 폐암 표적항암제 ‘타그리소’, 길리어드는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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