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 치료제 선두 주자 노바티스, “혈액암 넘어 폐암까지 간다”

10억 달러 규모 라이선스 계약..."고형암에 독점 플랫폼 기술 적용 최초 사례"

[사진=노바티스]

다국적 제약기업 노바티스가 미래 먹거리로 ‘키메릭항원수용체-T(CAR-T)’ 세포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새롭게 추가했다.

기존 혈액암 시장을 넘어 폐암 등 환자 규모가 큰 고형 암종으로 처방 영역을 확대해 간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이미 CAR-T 치료제 대표 품목으로 언급되는 ‘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를 시장에 안착시킨 성공 경험을 가지고 있다.

최근 노바티스 본사는 세포 치료제 전문 개발사 레전드 바이오사이언스(Legend Bioscience)와 10억 달러(한화 1조3290억 원) 규모의 기술 계약을 체결했다. 폐암 등 고형 종양 치료에 초점을 맞춘 세포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세포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CAR-T는 차세대 암 치료 분야에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는 치료법이다. 환자의 면역 T세포를 추출한 뒤 세포 표면에 암세포를 항원으로 인식하게 하는 특이적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를 발현시키고, 다시 환자에게 주입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원리다. 암세포 사멸을 위해 외부 물질이 아닌 체내 면역세포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암 치료제의 가장 진화한 형태로 평가받는다.

이번 계약에 따라 노바티스는 레전드에 1억 달러의 선불금 외에도 개발 단계별 성과금과 로열티 명목으로 총 10억 달러 이상을 지급하게 된다.

무엇보다 관건은, 레전드가 개발 중인 ‘LB2102(실험물질명)’ 세포 치료제를 이용한 고형암 임상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는 부분이다. 이 약물은 델타 유사 리간드 단백질3(DLL3)를 표적으로 하는 CAR-T 후보물질로, 노바티스가 보유한 T-차지(T-Charge) 플랫폼 기술이 제조공정에 적용될 예정이다. 해당 플랫폼은 환자의 몸에서 추출한 세포가 체외에서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해 면역 T세포와 줄기세포를 보존하는 최신 기술로 알려졌다.

실제로 T차지 플랫폼 기술은 노바티스가 자체 개발 중인 CAR-T 치료제 임상에서도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고 있다. ‘YTB323(실험물질명)’은 임상 1상에서 26명의 재발성/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에서 치료 3개월 후 63%의 완전 치료 반응률을 보였다. 또한 ‘PHE885’는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 23명을 대상으로 96%의 전체 반응률을 기록했다.

노바티스는 “CAR-T 세포 치료제 제조공정에서 T-차지 플랫폼을 적용할 경우 면역 T세포 등의 보존을 통해 더 나은 치료 반응과 장기적인 임상 결과를 개선하고, 심각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형암에 초점을 맞춘 CAR-T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LB2102는 이러한 플랫폼 기술이 적용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며 “이번 계약으로 미국에서 진행되는 1상 임상시험 이후 모든 추가 개발 권한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CAR-T 치료제 시장 경쟁은 치열한 상황이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CAR-T 치료제 시장은 2021년 기준 약 15억7500만 달러(약 2조1105억원) 규모로 추산됐으며 연평균 45.7% 성장해 2026년까지 약 103억2200만 달러(약 17조4495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받은 6개의 CAR-T 치료제 중 4개 품목이 CD19를 표적으로 잡고 있다. 면역 B세포 악성 종양에 존재하는 림프구 표면 마커인 CD19를 표적으로 한 CAR-T 치료제는 노바티스 킴리아를 비롯해 길리어드 ‘예스카타(성분명 악시캅타진 실로류셀)’와 ‘테카르투스(성분명 브렉수캅타진 오토류셀)’, BMS ‘브레얀지(성분명 리소캅타진 마라류셀)’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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