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노화, 시력보다 ‘이것’…교통사고 더 잘 일으킨다

“운전에 중요한 시야에 악영향 미치는 녹내장, 당뇨병성망막병증, 백내장, 황반변성 요주의”

나이든 운전자는 교통사고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시력, 시야, 운동능력, 지각능력 등에 문제가 생기면 운전을 중단하는 게 좋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교적 낮은 ‘시력’보다는 좁아진 ‘시야’가 교통사고 위험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UWA, 서호주대) 연구팀은 50세 이상 운전자 3만1000여 명에 대한 약 30년 동안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시오반 매너스 박사는 “시야가 좁아진 운전자는 그렇지 않은 운전자에 비해 충돌 등 교통사고 위험이 약 두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든 사람들의 안전 운전을 확보하려면 충분한 시력뿐만 이나라 적절한 시야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운전법에서는 통상 운전자의 시력으로 0.5를 요구한다. 하지만 시야의 상실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다. 시야 지수(VFI, Visual Field Index)가 100이면 정상이고 그 아래로 떨어지면 그 수치로 시야의 상실 정도를 판단한다. 시야 지수가 50이라면 시야가 절반 정도 좁아졌음을 뜻한다. VFI는 당초 녹내장의 진행 여부 및 정도를 측정학기 위해 개발됐다.

경주마의 눈가리개(Blinder)는 시야를 좁혀 말이 앞만 보고 달리게 하는 데 쓰인다. 시야가 넓은 운전자는 앞에 보이는 물체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차량 양쪽의 잠재적 위험을 볼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분석 대상자 가운데 약 14%가 한 번 이상 교통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었고,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상당 수준의 시야 상실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눈의 시야가 좁아지면 교통사고를 낼 위험이 약 84%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한쪽 눈의 시력 상실은 교통사고 위험을 썩 높이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안과학회 연례 회의에서 발표했다. 이 결과는 동료 심사를 거친 저널에 실리기 전까지는 예비 연구로 간주된다.

미국안과학회 사이트(https://www.aao.org)에 의하면 시력은 눈 앞에 있는 물체를 얼마나 뚜렷하게 볼 수 있는지 측정한 값이다. 시야는 중심점에 초점을 맞췄을 때 눈이 볼 수 있는 영역의 넓이다. 시력은 중심 시력(중심 시야, Central vision)으로, 시야는 주변 시력(주변 시야, Peripheral visio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한 운전 시야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병으로는 녹내장, 당뇨병성망막병증, 백내장, 황반변성 등을 꼽을 수 있다. 시야 검사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미국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특수장치에서 깜박이는 불빛을 관찰하는 자동 주변 시력 검사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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