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산후우울증 잡는 알약 ‘주라놀론’…비싼 약값 논란 이어질까

총 치료비용 2천만원 수준 논의, "주요우울장애 허가 도전은 계속"

‘주라놀론’은 미 FDA가 승인한 최초의 산후우울증 경구치료제다. [사진=FEINSTEIN INSTITUTES]

복용법이 간편한 경구용 항우울제 ‘주라놀론(제품명 주르주베)’이 글로벌 출시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올해 8월 전체 우울증 환자가 아닌 여성 산후우울증(PPD) 치료제로 제한적인 사용 허가를 받았지만, 개발에 공을 들인 만큼 추후 치료 적응증 확대와 가격 책정을 놓고도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개발사 측은 여성 산후우울증 분야에 투약법이 편리한 최초의 알약이라는 타이틀을 강조하고 있다. 다음달 미국 시장 출시를 앞두고 2주치 투약 비용에 2천 만원을 웃도는 약값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바이오젠과 세이지 테라퓨틱스는 주라놀론의 가격 책정을 놓고 골머리를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군이 많은 주요우울장애(MDD) 허가에 실패한 뒤, 여성 산후우울증 치료제로 제한적인 허가 적응증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라놀론은 스테로이드 약물로 각성 및 인지, 행동 등 뇌의 균형을 관장하는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우울증을 치료한다. 치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수주가 걸리는 기존의 우울증 치료법과 달리, 주라놀론은 최소 3일만에 효과가 발현된다는 특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허가 신청 당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주라놀론의 임상 결과를 검토한 결과 성인 우울증 치료에 사용할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FDA는 입장문을 통해 “주요우울장애 치료에 있어 주라놀론을 사용해야 할 실질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며 “추가 임상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통보했다. 이에 양사는 주라놀론의 주요우울장애 임상자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공동개발사인 세이지는 7일(현지시간) 3분기 매출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라놀론의 가격에 대한 입장을 꺼냈다. 이에 따르면, 주라놀론을 2주간 투약하는 전체 치료 과정에 드는 비용은 1만5900달러(한화 약 2083만 원) 수준에 가닥을 잡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당초 약값이 1만 달러 미만으로 책정될 것이라는 업계 관측보다 높은 가격이다.

세이지 관계자는 기업 컨퍼런스 콜에서 “2017년 조사 자료를 보면 여성 산후우울증 환자의 경우 환자 1인당 평균 사회적 비용으로 3만2300달러가 투입된다”며 “주라놀론의 책정 가격은 이에 비해 저렴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추후 주요우울장애 등 치료 적응증이 확대될 경우엔 약값을 재조정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주라놀론은 오는 12월 미국 시장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한편, 바이오젠은 2021년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한 최초의 치매 치료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이 효과와 안전성 논란으로 시장 퇴출이라는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후 회사는 주라놀론을 회사의 성장동력 중 하나로 기대를 걸었던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바이오젠의 크리스 비바커 CEO는 “주라놀론의 주요우울장애 승인은 단기적으로도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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