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 끊으면 치매 위험 커져”

복용 중단하면 계속 복용하는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 21% 높아

메트포르민이나 다른 당뇨병 치료제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효과적으로 관리하면 치매 위험을 줄이고 인지 기능 저하로부터 뇌를 보호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수백만 명의 당뇨병 환자가 혈당 수치 조절을 위해 메트포르민을 복용하고 있다. 이 약물 복용을 조기 중단하면 사고력과 기억력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학협회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헬스 데이’가 2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에서 메트포르민을 복용하던 제2형 당뇨병 환자 4만 여명의 치매 발병 사례를 조사했다. 메트포르민 복용을 유지한 사람은 2만9126명이었고 복용을 중단한 사람은 1만2220명이었다. 조사 결과 메트포르민 복용을 조기 중단한 사람은 계속 복용한 사람에 비해 치매 진단을 받을 위험이 21%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의 일원인 보스턴대의 사라 애클리 연구원(역학)은 “메트포르민을 계속 복용하면 치매 발병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는 고무적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메트포르민은 광범위한 이점이 있기 때문에 당뇨병 치료에서 가장 먼저 투여된다”며 “부작용이 없는 한 계속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장 문제와 같은 부작용으로 인해 또는 약물의 도움 없이 혈당을 관리하려는 당뇨병환자들이 종종 복용을 중단하기도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메트포르민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기존 연구와 일치한다고 미국 알츠하이머병 신약개발재단의 노화 및 예방 책임자인 유코 하라 박사는 밝혔다. 그는 “제2형 당뇨병이 있다면 메트포르민이나 다른 당뇨병 치료제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효과적으로 관리하면 치매 위험을 줄이고 인지 기능 저하로부터 뇌를 보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라 박사는 “제2형 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포도당 흡수 장애를 비롯한 몇 가지 특징을 공유한다”며 “포도당은 뇌 기능에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두 질환은 인슐린 저항성 및 높은 수준의 산화 스트레스와도 관련이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의 당뇨병 관리센터의 존 부세 소장은 메트포르민 복용을 중단하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다른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세 소장에 따르면 메트포르민이 비타민 B12 수치를 낮출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왔다. B12 수치가 낮으면 기억력과 사고력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그는 “메트포르민 중단은 치매의 원인이 아니라 그 증상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연구결과만 놓고 “메트포르민 중단이 나쁜 생각이라는 강력한 신호”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그는 “메트포르민 복용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면, 메트포르민은 현존하는 약 중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약이므로 계속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다음 링크(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tworkopen/fullarticle/2810994)에서 해당 논문을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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