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 혹은 ‘안전’···제약사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바뀐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사 오픈이노베이션 지형이 바뀌고 있다. 이전에는 지분투자와 기술이전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엔 공동연구로 리스크를 줄이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분위기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아이디어나 기술을 외부에서 도입해거나, 내부에서 사업화되지 않은
기술을 라이선스, 분사 등의 형태로 사업화하는 걸 의미한다. 크게 공동연구, 단순투자, 외주, 라이선스(기술도입 및 이전), M&A 형태로 나눠진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최근 마이크로니들 연구기업 테라젝아시아와 탈모치료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미세한 바늘로 경피에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을 활용해 탈모치료제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같은 날 삼진제약도 국내 인공지능 신약개발 플랫폼 아론티어와 ‘AI 기반 면역 항암제 신약 개발 공동 연구’계약 소식을 전했다. 삼진은 약물 표적을 아론티어에 제안하고 아론티어는 신약 개발 플랫폼 ‘AD3’ 기술을 적용해 개발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렇게 잇달아 공동연구 개발 소식이 나오는 건 경기침체 상황에서 리스크를 최소화 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공동연구는 각 기업이 특화된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해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양측에서 연구개발을 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도 줄어든다.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이 공동연구를 진행했던 이전 사례들과 다르게 최근엔 동아에스티와 GC녹십자가 ‘면역질환 신약 개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면서 대형 제약사 간 공동연구로 시선을 끌기도 했다.

또 하나 주목받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은 인수·합병이다. 연구·개발 기간을 줄여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지금처럼 밸류에이션이 낮은 시기에 동종업계 기업을 인수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도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7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전략적 투자에서 M&A로 바꾼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10여 년간 50개 이상의 국내 초기 바이오 벤처 개발을 지원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구사했던 회사다. 한미약품도 최근 신약후보물질 발굴과 헬스케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합병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목표를 드러낸 바 있다.

실제 한국바이오협회가 발간한 ‘2023 상반기 국내외 바이오제약 산업 동향’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부터 바이오제약과 헬스케어 산업에서는 총 27건의 인수·합병이 이뤄졌다. 거래규모는 약 3조2000억원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M&A는 제약업계 트렌드 중 하나”라며 “신약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기보다는 가능성 있는 기업을 인수하고, 회사 규모도 키우는 사례가 해외에서 종종 있기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도 많이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인 만큼 외부에 대한 투자보다는 내 것을 잘 챙겨 뿌리를 튼튼하게 하든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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