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 ‘칙’…독감 백신, 셀프 투여하는 시대 올까?

내년 초 미국 FDA 비강독감백신의 자가 투여 허용 결정

주사기 없는 백신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늘리면 백신 접종률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비강 스프레이 독감 백신 플루미스트(FluMist)를 집에서 자가투여하는 것을 허용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제조사인 아스타라제네카 발표와 미국 담당 책임자 인터뷰를 토대로 CNN이 2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플루미스트는 FDA 승인을 받고 2003년부터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시판되는 비강 스프레이 독감 백신이다. 아스타라제네카는 플루미스트를 18세~49세 성인이 스스로 뿌리거나 2세 이하의 어린이에게까지 투여할 수 있게 승인을 요청하면서 ‘가용성 연구(usability study)’를 인용했고 밝혔다. 가용성 연구는 사람들이 의료 서비스 제공자 없이도 제대로 접종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승인 요청이 이뤄질 경우 최초의 자가 투여 독감 백신이 된다.

영국에서 본사를 둔 다국적제약기업 아스트라제네카의 미국 의료, 백신 및 면역 요법 책임자인 리사 글래서 박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승인이 이뤄진다면 환자는 온라인 약국 시스템을 통해 백신을 주문해야 하며, 이후 온도 조절 포장에 담긴 백신이 집으로 배송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기간 우리는 사람들의 손에 비강 면봉 테스트를 제공했고 사람들은 이를 성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봤다”면서 FDA 승인을 낙관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비강 스프레이 독감 백신 플루미스트(FluMist). [사진=아스트라제네카 제공]
그는 내년 1/4분기 내에 FDA가 플루미스트의 자가 투여 승인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승인이 이뤄지게 되면 2024-2025년 독감 시즌에는 플루미스트의 자가투여는 물론 병원이나 약국에서 투여하는 기존 방식도 가능하다고 그는 부연 설명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매년 6개월 이상의 모든 사람에게 계절 독감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미국인의 절반 미만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의사들은 플루미스트의 자가 투여가 가능해지면 백신 접종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 전염병학회 대변인인 아론 글라트 박사는 이를 환영하면서 온라인 주문 시스템이 플루미스트를 접종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 백신을 사용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방법을 제공 할 것이라고 밝혔다. CDC는 플루미스트가 면역 체계가 약한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으며 2세~49세 사이의 사람에게만 적합하다고 밝혔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 사우스 나소의 전염병 책임자인 글라트 박사는 그러나 환자가 실수로 플루미스트을 두 번 이상 투여하거나 실제로 투여하지 않고 투여했다고 말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를 기록하는 문서작업이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루미스트는 독감 예방을 위해 약화된 독감 바이러스의 살아있는 버전을 사용한다. 반면 주사되는 일반 독감백신은 바이러스를 죽이거나 단백질을 사용해 면역 체계가 바이러스에 맞서 싸우도록 훈련시키는 다른 기술을 사용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플루미스트가 다른 독감 백신만큼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 브라운대 공중보건대학 학장이자 전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코디네이터인 아시시 자 교수는 10~15%의 사람이 주사기 공포증이 있어 백신 접종을 주저할 수 있으므로 주사기 없는 백신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늘리면 백신 접종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자가 투여 독감 백신을 약국 진열대에서 구입할 수 있다면 훨씬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이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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