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불안” 내 옷에 빈대 옮겼다면?…”봉투에 일주일 싸놔라”

옷은 비닐봉투에 담아 일주일 보관...높은 열로 건조기에 침구 옷 돌리면 빈대 죽어

유럽을 골머리 앓게한 빈대가 한국에도 상륙한 것일까. 곳곳에 출몰 소식이 잇따르면서 ‘빈대 비상’이다. 빈대를 나도모르게 옮겨왔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천 사우나에 이어 대구의 계명대학교 기숙사에서 빈대가 발견돼 비상이다. 학교 측은 초기에는 상황을 쉬시하다 결국 방역 조치에 나섰다. 지난달 중순, 이 학교 명교생활관에서 한 학생이 빈대에 물린 사실을 익명게시판에 알렸다. 해당 학생은 피부 부풀음과 가려움을 호소했으며, 심각한 증상으로 인해 대학병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학생은 “간지러움, 두드러기, 고열로 대학병원을 찾았고 염증 수치가 400 이상으로 올라갔다”며 “그러다 지난 16일 팔에 기어 다니는 벌레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학생은 첨부 사진으로 매트리스 커버 위에 있는 수 마리의 빈대 추정 벌레를 찍어 올리기도 했다. 다른 학생도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며 대학교 행정실에 방역을 요청했다. 이후 학교 측은 빈대 문제를 인정하고 전체적인 소독 작업에 착수했고, 피해를 입은 학생들은 다른 방으로 이동, 기존의 침대는 모두 교체됐다.

계명대 관계자는 “단기 교환학생이었던 영국 국적 학생이 기숙사 방을 이용한 직후여서 연관성을 조사 중”이라며 “해외에서 입국한 학생이 빈대를 옮겨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사과문을 올리고 19, 20일 기숙사에 대한 대대적 방역을 진행했다.

(대구=뉴스1) = 19일 오전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기숙사에서 방역업체 관계자와 기숙사 관리직원들이 빈대(베드버그·bedbug) 박멸을 위해 기숙사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2023.10.19/뉴스1

빈대 가려움증 외에 ‘또 물릴까’ 정신적 불안감이 문제 

유럽을 골머리 앓게한 빈대가 한국에도 상륙한 것일까. 곳곳에 출몰 소식이 잇따르면서 ‘빈대 비상’이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빈대는 모기가 말라리아를, 진드기가 라임병을 전파하는 것처럼 질병을 퍼뜨리진 않는다. 물린 부위가 가려워서 잠을 못 자게 될 수 있고, 너무 자주 강하게 긁으면 피부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가 제시한 빈대에 물렸을 때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처치는 △비누와 물로 물린 부위를 부드럽게 씻는다. △가려운 부위에 항가려움 크림 또는 로션(하이드로코르티손 1%함유)을 바른다. △가려움증이 사라질 때까지 하루에 한 두 번 반복한다 등이 있다. 가려움이 심하다면 병원을 찾아 경구 항히스타민제를 처방받아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도록 한다.

피부 증상은 적절한 의료적 처치를 받으면 나을 수 있지만 문제는 정신적 불안감이다. 미국 공영방송 CNN에 따르면 빈대에 물리면 피부 증상 이외에도 정신적으로 더 힘들 수 있다. 만약 집이나 숙소 등 머무는 곳에 빈대가 있다면, ‘오늘 밤에 또 물릴까? 모두 없앨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생긴다. 감정적인 측면에서 잠을 못 자고 불안감이 시작되는 것이다. 또한 위생적이지 못한 곳에 머물렀다거나 살고 있다는 등의 숙소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심리가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빈대에 물리는 것은 개인의 위생 또는 집 청소와 관련이 없다.

빈대는 빛을 싫어해…숙박시설에서 손전등으로 비춰 확인 가능 

숙박시설에서 빈대를 발견했다면 즉시 방을 바꾸거나 숙소를 옮겨야 한다. 방문하려는 숙박시설이 해충 전문 기업의 빈대 관리 서비스를 받고 있는지 사전에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숙박시설에서 빈대는 주로 침대 매트리스 솔기나 프레임 틈새 등 표면이 거칠고 어두운 곳에 서식한다. 빈대는 날지 못해 보통 여행자의 배낭과 캐리어 등 수하물을 통해 숙박시설에 퍼진다. 밝은 빛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불을 끈 채 손전등을 비춰 이 같은 위치를 확인하면 빈대 서식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오르킨의 곤충학자 벤 호텔 박사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호텔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에는 빈대가 있을 것”이라며 “매트리스 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빈대는 방해가 가장 적은 곳, 즉 틈이 있는 곳에 있을 가능성이 높고, 침대에 검은 반점이 보인다면 빈대 핏자국이나 배설물, 알의 흔적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도 모르게 빈대를 숙소나 집으로 옮겨오면 어떻게 해야할까? 빈대에 노출됐다고 생각한다면 여행에 입고 다닌 옷들을 플라스틱 봉투에 일주일 이상 싸놓는 것이 권장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도 모르게 빈대를 ‘데리고’ 온 것 같다면?… 옷은 비닐봉투에 담아 일주일 둬라  

빈대는 옷이나 물건 등에 옮겨 이동할 수 있다. 해외에서 유입된 빈대들은 여행가방 물건 옷 등에 붙어 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자신도 모르게 빈대를 숙소나 집으로 옮겨오면 어떻게 해야할까? 빈대에 노출됐다고 생각한다면 여행에 입고 다닌 옷들을 비닐 봉투에 일주일 이상 싸 놓는 것이 권장된다. 그 기간 동안 봉투안에 빈대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휴가지에서 빈대를 집으로 옮겨왔을 경우 아래와 같이 조치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잡동사니 줄이기 = 오래된 잡지와 신문을 버리고, 휴가지에서 입었던 옷은 바닥에 놓지 않으며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옷을 버린다. 종이 박스를 플라스틱 용기로 교체한다.

침대를 벽과 분리하기 = 가능하면 침대를 벽에서 최소 15cm(6인치) 떨어뜨린다. 침대를 방안의 섬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빈대 방지 커버나 안감을 침대에 감싸 꽉 조여준다. 빈대를 가둬서 굶게 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침구는 바닥에 닿지 않게 주의한다.

철저하게 청소하기 = 빈대는 열을 싫어한다. 옷, 침구 등 빈대가 기어다녔을 법한 천감은 뜨거운 건조기에서 30분 동안 돌리도록 한다. 열에 약한 빈대와 유충을 죽일 수 있다.

EPA는 “빈대를 없애려면 세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빈대 없이 물건을 깨끗하게 유지하려면 비닐 봉투에 물건들을 밀봉해 보관하라”고 권하고 있다. 스팀(증기) 청소기가 있다면 스팀온도를 최소 54℃(화씨 130℉)로 맞춰 침대 놓은 자리의 벽 균열, 침대 직물 사이, 카펫, 침대 프레임 및 기타 가구를 깨끗이 청소한다. 이어 EPA는 알코올, 등유 및 휘발유와 같은 액체를 사용하는 것을 삼가도록 권고했다. 쉽게 불이 붙을 수 있어 화재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정은지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