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코비드’ 많이 들어봤죠?…“이 용어 과장됐다!”

미국 영국 덴마크 등 국제연구팀 “적절한 대조군도 없고, 용어 정의 등 부적절…위협 과장”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된 뒤 겪는 장기적인 후유증을 포괄적으로 ‘롱코비드(Long COVID)’라고 한다. 이 용어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구 방법 상 결함이 너무 많고 정의도 부적절한 ‘롱 코비드(Long COVID)’라는 용어를 즉각 폐기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영국·덴마크 등 국제 연구팀은 코로나19에 대한 각종 논문과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덴마크 남덴마크대University of Southern Denmark), 영국 런던 세인트조지대 등 연구팀이 참여했다. 그동안 ‘롱 코비드’는 코로나19에 감염돼 치료를 받은 뒤에도 오랜 기간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례를 뭉뚱그려 표현하는 용어로 쓰였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UCSF 트레이시 베스 호그 교수(생물통계학·역학)는 “결함이 있는 과학 탓에 롱코비드의 위험이 과장돼 많은 사람이 불안에 떨고 의료비를 더 많이 지출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롱 코비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수수께끼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많은 의사와 과학자는 ‘회복된’ 코로나19 환자들이 보고하는 장기적인 부작용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의하면 롱 코비드의 위험에 대한 왜곡된 인식으로 용어의 정의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관련 연구에 적절한 대조군이 전혀 없거나 부족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롱 코비드의 발병률 및 유병률, 통제 등 역학을 평가하고 이해하려는 연구 노력은 대부분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대로 수행되지 않은 연구를 체계적인 검토와 공동 데이터 분석에 포함시킨 것도 이런 실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결함을 지닌 연구 노력이 대중의 불안, 의료비 지출 증가, 오진 등 부정적인 결과를 빚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코로나19 감염과 관련된 많은 후유증에는 환자가 중환자실에 있을 때 나타나는 각종 건강 문제가 퇴원 후에도 지속되는 것으로 정의되는 ‘중환자실 후 증후군’과 ‘폐렴 후 호흡곤란’이 포함된다. 연구팀은 이런 증상이 롱 코비드로 발생할 수도 있지만, 많은 상부 호흡기 바이러스에서도 매우 흔히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세계보건기구(WHO) 등 내로라하는 보건기관에서 쓰는 ‘롱 코비드’의 정의 중 어느 것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각종 증상 사이의 ‘인과적 연관성’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롱코비드(코로나19 후유증)의 증상이 200가지가 넘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반면 회복된 뒤 줄곧 나타나는 주요 증상은 가슴 통증과 빠른 심장 박동, 탈모, 피로, 관절 통증, 숨가쁨, 비만 등 7가지에 그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힘을 얻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따라서 장기적인 코로나 후유증을 제대로 연구하기 위해선 새로운 연구에 반드시 대조군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령, 성별, 지역, 사회경제적 지위, 가능한 경우 근본적인 건강 및 건강 행태에 따라 이런 코호트(동일집단)를 일치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연구팀은 팬데믹 초기엔 코로나19 검사가 널리 보급되지 않았기에 경증이나 증상이 전혀 없는 사람을 적게 포함시켰고, 이 때문에 대표성이 없는 코로나19 양성 환자의 표본이 연구에 포함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았다고 말했다. 이런 관행을 ‘표본 편향’이라고 부른다.

연구팀은 적절하게 일치하는 대조군을 포함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례 정의를 개선하고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의 진단 기준을 더 엄격하게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롱 코비드’라는 너무 포괄적인 용어를 폐기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연구팀은 성인, 어린이의 장기간에 걸친 코로나19에 초점을 맞춘 일부 고품질 연구 결과는 상당히 안심할 수 있지만, 현재의 연구는 ‘심각한 편견’이 가득 차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궁극적으로 생물의학은 고통받는 모든 사람을 돕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최고의 과학적 방법과 분석을 연구에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연구 결과 ‘롱 코비드’ 증상은 200개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 연구 결과를 보면 환자가 몇 주, 몇 달,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겪는 증상은 일곱 가지밖에 없다. 그 7대 증상은 빠른 심장 박동, 탈모, 가슴 통증, 피로, 관절 통증, 숨가쁨, 비만 등이다.

이 연구 결과(How methodological pitfalls have created widespread misunderstanding about long COVID)는 ≪영국의학저널 증거 기반 의학(BMJ Evidence-Based Medicine)≫에 실렸고 미국 과학문화포털 ‘스터디파인즈(Studyfinds)’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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