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 어려웠던 피부림프종 2종… 정확한 진단 가능해져

'균상식육종-피부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 구분해 표적치료 정확도↑

최근 국내 연구진이 진행성 균상식육종(피부 림프종 질환)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한 바이오마커(생체지표)와 종양미세환경을 발견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진행성 균상식육종과 피부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 등 크게 2개의 세부 유형으로 발병하는 피부림프종을 정확히 구분해 진단하고 표적치료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최신 유전자분석 기술을 활용해 관련 진단 지표를 개발한 것이다.

피부 림프종은 피부에 있는 면역세포 중 하나인 피부림프구에 생긴 암이다. 환자의 절반 정도가 균상식육종 유형을 앓고 있으나, 기존의 조직검사나 유전자 분석법으론 정확한 구분이 어려웠다. 또다른 유형인 피부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과 조직학적 소견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균상식육종은 종양이 진행할수록 기존 피부림프종 유형보다 경과가 좋지 않기에, 정확한 표적치료를 위해서라도 구분 진단법이 필요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이우진 교수·최명은 연구원팀은 ‘공간전사체 기술’을 활용해 진행성 균상식육종을 구분할 수 있는 특이 유전자 190여 개와 종양의 진행 매커니즘을 밝혀냈다. 기존의 유전자 분석법이 유전자 정보만을 주로 다룬다면, ‘공간전사체 기술’은 세포의 위치와 유전자 정보를 동시에 분석해 더욱 정확한 유전적 특징을 규명할 수 있다. 

연구진은 면역학적으로 피부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이 피부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과는 구분되는 종양 미세환경을 갖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이 발견한 진행성 균상식육종의 대표적인 특이 유전자는 △PLOD1 △MMP9 △BGN △LOXL4 등이었다. 이들 물질이 세포 외기질(ECM)을 변형시켜 암세포 증식도 촉진했다. 세포 외기질이란 젤과 같은 액체·섬유 성분으로 구성된 세포 조직이다. 여러 생화학 물질로 구성돼있기에 세포가 성장하고 분화하는데 필요한 환경을 제공한다.  

더 나아가 이번 연구는 진행성 균상식육종 조직 분석 과정에서 세포의 구성 비율을 추정하는 ‘세포 디콘볼루션 기술’도 활용했다. 이 결과, 해당 종양이 발생했을 때 암세포 증식을 촉진하는 암 연관 섬유아세포와 M2 대식세포는 많아진 반면, 암세포와 싸우는 기억림프구 세포는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즉, 이들 분석 결과를 종합했을 때, 진행성 균상식육종은 암세포에 대한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도록 세포 단위의 미세환경을 구성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우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진단하기 어려운 진행성 균상식육종의 유전적 특징과 종양미세환경을 밝혔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향후 이를 기반으로 표적치료제를 개발하면 진행성 균상식육종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피부과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피부연구학회지(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에 최근 게재됐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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