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쌀쌀하니 ‘항문도 싸해진다’…치질 어쩌나?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항문이 아프고 불편한 치질은 약국에서 바르는 치질약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바쁘더라도 가까운 병원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질은 대표적 항문질환인 치핵, 치루, 치열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우리가 보통 치질이라고 부르는 것은 대부분 치핵으로, 전체 치질 환자의 70~80%가 치핵에 해당한다. 치핵은 항문이나 직장의 정맥혈관 압력이 증가하면서 발생한다. 그래서 날씨가 쌀쌀한 가을과 겨울이 되면 항문 주위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치핵 환자가 급증한다. 이럴 때 약국에서 치질약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현재 상태가 약국 치질약으로 관리가능한지 약사와 상담 후 사용해야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치질약은 먹는 약과 바르는 약, 항문에 넣는 좌약 세 종류가 있다. 바르는 약과 좌약에는 대개 국소마취, 상처치료, 혈관을 수축시켜 통증과 출혈을 완화하는 성분이 함유되어 치핵을 포함한 치질로 인한 항문의 가려움 및 불편감 완화에 효과적이다.

치핵은 항문 및 직장 주위 혈관과 점막조직 확장으로 항문 주위 정맥에 부종 및 출혈이 발생한다. 치핵은 위치에 따라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나뉘는데, 외치핵은 감각신경이 많은 부위에 생겨 내치핵보다 통증이 심하다.

내치핵은 통증은 적으나 배변을 할 때 변에 자극을 받아 쉽게 출혈이 생긴다. 내치핵은 상태에 따라 4단계로 구분된다. 치핵이 배변을 할 때 항문 밖으로 나오지 않는 1도 치핵이나 배변 시 항문 밖으로 나왔다가 저절로 들어가는 2도 치핵은 바르는 치질약과 함께 생활 습관 관리가 꽤 도움된다.

특히 항문 주변부의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 따뜻한 물에 엉덩이를 담그는 좌욕이 많이 활용된다. 좌욕은 쌀쌀한 날씨에 항문 주위의 혈액순환을 돕고 항문 주름 사이의 대변도 깨끗하게 닦아내 염증도 예방한다. 뜨거운 물은 화상 위험이 있어 체온과 비슷한 온도로 3~5분 정도면 적당하다.

먹는 치질약은 주로 혈관의 탄력을 개선하고 모세혈관 투과성을 정상화해 정맥 혈액순환을 돕는다. 그래서 주로 치핵의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먹는 치질약은 바르는 치질약처럼 빠르게 항문의 불편감을 완화하진 못한다. 따라서 가능한 약국에서 치질약을 구매할 때도 현재 상황을 상세히 약사와 공유하는 게 나에게 맞는 약 선택을 도울 수 있다.

이럴 땐 우선 병원에 방문해야

치루, 치열, 치핵 모두 항문이 아프고 불편하기 때문에 약국에서 바르는 치질약으로 쓰면 짧게 나마 증상이 나아진다. 하지만 이럴 땐 바쁘더라도 가까운 병원에 방문하여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치열은 주로 딱딱한 변이 항문관을 자극해 항문 입구에서 항문관 상피 정도까지 찢어져, 변을 볼 때 통증이 심하고 휴지에 피가 묻어나올 수 있다. 보통 항문의 앞과 뒤에 생기는데, 옆쪽으로 발생했다면 다른 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병원 방문이 필요하다.

치루는 항문의 안쪽과 바깥쪽 피부 사이에 터널이 생겨 분비물이 외부로 나오는 상태다. 따라서 치루는 반드시 분비물이 나오는 터널을 제거해야 하므로 항문 주변부로 속옷에 분비물이 묻어난다면 우선 병원에 가야 한다. 치핵도 배변을 할 때 변기가 붉어질 만큼 출혈이 심하다면 병원 방문이 우선이다.

간혹, 궤양성대장염으로 인한 혈변을 치질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어 혈변이 있다면 아무리 바빠도 병원을 먼저 찾아야 한다. 정기적인 좌욕만으로 치질이 관리되지 않을 때도 마찬가지다. 항문질환은 부위의 특성상 주변에 이야기하는 걸 꺼려 통증과 불편을 과하게 참거나 병원에 갔다가 당장 수술을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등으로 병원 방문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고민이 길어져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오히려 후유증 관리로 고생한다. 특히, 변을 볼 때 출혈이 심한 치핵 치료를 방치하면 잦은 출혈로 철분 손실이 증가해 철 결핍으로 피로, 두통, 가슴 두근거림, 어지러움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노윤정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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