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불안, 하루에 김 10톳 먹어보시겠습니까?

[이요세의 건강요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능이 함유된 오염수를 최근 바다에 방류하면서 수산물 불안이 또 밀려왔다. 수산물을 먹느니 마느니 하는 것에서 나아가 원전 폭발 같은 방사선(방사능) 누출 사고에 대한 공포감이 다시 높아졌다. 요오드를 함유한 해조류나 건강기능 식품의 섭취가 방사능의 체내 흡수를 막고 배출에 도움을 준다는 게시물 등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단언컨대 요오드를 일반 식품으로 섭취해 방사선 피폭에 대비한다는 시도는 의미가 없다. 학계와 보건당국에 따르면, 방사능 예방과 치료 효과를 보려면 1회에 100mg의 요오드 성분이 필요하다. 현재 요오드의 일일 권장섭취량은 0.1~0.15mg, 상한 섭취량은 3mg이다.

방사능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주자는 해조류이다. 말린 것 기준으로 다시마 17만 9060, 미역 8730, 김 1370(단위 ㎍ /100g당) 정도의 요오드가 함유돼 있다는 조사 결과(A)가 있다. 또 다시마 2g에는 3.5mg, 마른 전장 김 1장(2g 내외)에는 0.071mg의 요오드가 들어있다는 다른 자료(B)도 있다. 이 두 가지 결과를 비교하면 다시마는 거의 일치하지만 김은 큰 차이가(A보다 B가 3배나 높음) 난다. 마이크로그램(㎍)은 100만분의 1g이고 밀리그램(mg)은 1000분의 1g이다.

요오드가 풍부한 해조류를 평소 꾸준히 복용해 요오드가 체내에 부족하지 않게 하는 것은 갑상선질환 예방뿐 아니라 고른 영양 섭취에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예를 들어, 김을 먹어 방사능 예방 효과를 거두려면 매일 10~20톳(1톳=100장)을 먹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게다가 섭취 상한선의 30배가 넘는 요오드가 한 번에 인체 내에 들어오면 요오드 중독증, 피부발진, 침샘부종, 염증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실제로 위험 반경 거리에서 방사능 오염 사태가 발생하거나, 불행하게도 방사성 물질이 호흡이나 구강 섭취로 인체 내부에 들어왔을 때 몸 밖으로 배출하기 위한 약품을 서둘러 사용해야 한다. 요오드 의약품(안정화 옥소)의 경우 방사능에 피폭되기 24시간 전에 섭취해 갑상선에 옥소(요오드 화합물 성분)의 양을 포화시키면 방사성 옥소가 갑상선에 유입되는 것을 막는다. 방사성 옥소를 직접 흡입 후 15분 이내에 투여할 경우 90% 이상, 6시간 이내에 투여할 경우 50%의 방어 효율을 가진다.

국내뿐 아니라 인접국에서 원전 사고가 생긴다면 큰일이다. 바람이나 해류의 방향에 따라 엄청난 피해를 볼 수 있다. 보통 바람이나 해류의 방향은 계절이나 기상 여건에 따라 일정하게 생기지만 기후 위기가 찾아오면서 이 또한 점점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식약처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요오드 함유 건강기능식품은 체내에 부족한 요오드 성분을 보충해 주는 제품”이라며 “체내의 방사능 배출 등에 효능·효과를 내세우는 광고는 소비자 불안심리를 활용한 허위·과대 광고이므로 이런 제품은 구매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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