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한 반려견, 6개월 동안 얼마나 바뀌나(연구)

입양 꿈꾸는 사람 위한 Tip...입양 후 4개 시점의 행동변화 추적 연구 결과

입양한 사람은 대부분 반려견에 대해 큰 행복감을 느낀다. 많은 사람이 예측 불가능한 반려견의 행동, 질병, 노화 등 각종 문제를 겪어왔지만 여전히 반려견을 사랑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느날 갑자기 함께 살던 사람에게 버림받은 불쌍한 강아지 이야기를 많이 보고 듣는다. 그럴 때마다 연민으로 반려견 보호소(유기견 보호센터)를 찾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여건이 허락해 보호받고 있는 반려견을 입양하고픈 사람들을 배려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수의대 연구팀은 오하이오주 반려견 보호소 5곳에서 버려진 강아지를 입양한 사람 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연구팀은 반려견이 입양 가정에 들어간 지 7일, 30일, 90일, 180일 뒤 등 4개 시점에 ‘반려견 행동평가 및 연구 설문(C-BARQ)’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설문조사를 했다.

연구 결과 입양자와 낯선 사람, 다른 반려견에 대한 공격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분리불안 등 분리와 관련된 행동 문제는 6개월 시점에 많이 줄어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반려견의 변화된 행동 중 낯선 사람에 대한 공격성, 쫓기 등 몇몇 행동의 강도가 모든 시점에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흥분성과 촉각 민감도는 90일과 180일에 높아졌다. 분리와 관련된 행동, 애착 및 관심 추구 등 두 가지 특성은 6개월이 지나면서 줄어들었다.

변화하지 않은 행동 중 낯선 강아지에 대한 공격성(75%), 친숙한 강아지에 대한 공격성(37.8%), 입양자에 대한 공격성(32.3%) 등이 다양한 시점에 여전히 높은 비율을 보였다. 연구가 끝날 무렵 입양자의 93.7%가 반려견의 행동이 전반적으로 좋거나 우수하거나 평가했다. 입양자의 100%가 반려견이 새 집에 매우 또는 보통으로 잘 적응했다고 답변했다.

연구의 제1 저자인 카일 볼랜드 조교수(행동의학)는 “보호소 관리자가 상황의 변화에 잘 대처하고, 입양자가 반려견을 계속 키울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인터넷을 검색하면 반려견의 행동이 가정에 입양된 후 3일, 3주, 3개월이 지나면 달라진다는 내용이 나온다. 볼랜드 조교수는 “강아지가 새로운 환경에 들어가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급증했다가 며칠 안에 정상으로 되돌아온다. 3일 지난 뒤 변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3주, 3개월이 지나면 달라진다는 데는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입양된 보호소 반려견에 대한 종전 연구에선 한 시점에 조사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설문조사를 하는 등 단편적인 접근법을 썼기 때문에 비과학적일 수밖에 없다.

입양 후 반려견의 일부 행동 변화에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 더 많이 보호받고 있다고 느끼면서 낯선 사람에 대한 공격성이  높아질 수 있다. 분리 불안은 가정 생활에 적응하면서 낮아질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신규 입양자를 대상으로 반려견을 집으로 데려온 지 1주일, 1개월, 3개월, 6개월 후 등 네 차례에 걸쳐 이메일로 설문조사를 했다. 99명 중 62명이 모든 설문조사에 응답했다. 설문에는 0~4점 척도로 흥분성, 입양자·낯선 사람과 낯설거나 친숙한 강아지에 대한 공격성, 두려움, 촉각 민감도, 분리와 관련된 행동, 애착 및 관심 추구, 쫓는 행동, 활력 수준 등을 평가하는 42개 질문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각 시점에 보호자에게 반려견의 행동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를 평가하고, 집안의 변화를 기록해주도록 요청했다. 연구팀은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반려견 사이에 공격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는 공중보건의 관점과 인간의 정신건강의 관점에서 모두 우려되는 부분이다. 어려움을 겪는 반려견이 많고 이는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반려견에 대해 큰 행복감을 느낀다는 점도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많은 사람이 예측 불가능한 반려견의 행동, 질병, 노화 등 각종 문제를 겪어왔지만 여전히 반려견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다. 사람과 반려동물의 깊은 유대감을 잘 보여준다.

종전 통계 분석 결과를 보면 반려견의 크기, 나이 또는 성별은 특정 행동과 관련이 있다. 반려견 보호소에서 항불안제로 치료받은 강아지는 입양 후 낯선 사람에게 공격성을 보이거나 만지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더 높았다. 이는 약물이 증상을 악화시켰기 때문이 아니라 반려견이 처음부터 다루기 어려운 존재였을 확률이 높다. 연구팀은 의도적으로 품종을 분석에서 뺐고, 대부분의 반려견을 혼합 품종으로 묘사했으며 암컷 수컷을 가리지 않았다.

연구팀에 의하면 반려견의 일부 행동 변화에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낯선 사람에 대한 공격성은 반려견이 새로운 환경에서 더 많이 보호받고 있다고 느끼면서 높아질 수 있다. 분리 불안은 반려견이 가정 생활에 적응하면서 낮아질 수 있다. 촉각 민감성은 첫 발톱을 손질할 때까지 몇 달 동안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다.

미국 정부 통계를 보면 매년 약 200만 마리의 강아지가 미국 반려견 보호소에서 입양된다. 연구 기간에 입양된 반려견 가운데 7마리가 보호소로 되돌아왔다. 반환율은 7.1%로 미국 전체의 평균 반환율(약 15%)보다 훨씬 더 낮다.

이 연구 결과(Shelter dog behavior after adoption: Using the C-BARQ to track dog behavior changes through the first six months after adoption)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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