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사’ 맞은 1형 당뇨병 환자 70% 인슐린 끊어

세마글루타이드 1주일에 한 번씩 접종한 결과

세마글루타이드는 임상 시험에서 제2형 당뇨병을 조절하고, 환자 체중의 약 15%를 감량하며, 심장 마비와 뇌졸중을 예방하고, 심부전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블록버스터 약물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매주 주사하면 새로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 10명 중 7명이 3~6개월 후 인슐린 복용을 중단하게 됐다는 소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발표된 미국 뉴욕주립대 버펄로캠퍼스(SUNY 버펄로) 제이콥스 의대 연구진의 연구서신을 토대로 CNN이 최근 보도한 내용이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과 만성 체중 관리 치료제인 ‘위고비’의 약물성분이다. 제조사인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르디스크의 주가 총액이 최근 유럽 전체 회사 중 1위에 오를 정도 이들 약물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임상 시험에서 제2형 당뇨병을 조절하고, 환자 체중의 약 15%를 감량하며, 심장 마비와 뇌졸중을 예방하고, 심부전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1형 당뇨병은 일반적으로 신체의 면역 체계가 췌장의 인슐린 생산 세포를 공격해 혈당 조절을 위해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만성 질환이다. 제2형 당뇨병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자 수는 적다.

이번 연구를 이끈 제이콥스 의대의 파레쉬 댄도나 석좌교수는 세마클루타이드가 인슐린 생산 세포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는 염증을 완화해준다는 판단 아래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그 약효를 시험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종전 연구에 따르면 제1형 당뇨병 신규 환자는 여전히 인슐린을 일부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3개월 이내 진단을 받은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를 접종했다.

처음 10명의 환자에서 나타난 결과는 극적이었다고 댄도나 교수는 CNN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공상과학소설 아닐까 싶을 절도로 믿을 수 없는 결과였다”고 그는 말했다.

21세~39세 사이의 환자 10명은 모두 식전 인슐린과 기저 인슐린이라고 하는 느린 작용 형태의 인슐린을 모두 주사 받고 있었다. 세마글루타이드를 1주일에 한 번씩 접종하고 3개월이 지나자 10명의 환자 모두 식전 인슐린 주사를 중단할 수 있었다. 6개월 후에는 7명의 환자가 기저 인슐린 주사까지 중단할 수 있게 됐다. 최대 12개월 동안 추적 관찰됐다.

연구 결과, 환자들은 C-펩타이드라고 하는 인슐린 생산 능력의 척도가 증가했으며 혈당도 더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댄도나 교수는 “전반적으로 당뇨병 조절을 개선하고 인슐린을 제거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인슐린을 생산하는 세포의 능력도 개선했다”라고 설명했다.

캐나다 루넨펠트-타넨바움 연구소의 다니엘 드러커 선임연구원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로 불리는 세마글루타이드과 같은 계열 약물 연구를 개척했다. 그는 이번 연구가 “가설 단계의 연구로 결과를 실제로 확인하려면 훨씬 더 엄격한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매우 유망한 결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노보 노르디스크는 이 연구를 후원하지 않았기에 데이터를 평가할 기회가 없었다면서도 “우리는 제 1형 당뇨병 환자 및 기타 심각한 만성 질환 환자를 위한 치료법의 잠재적 발전을 위한 연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제1형 당뇨병에 대한 세마글루타이드 자체에 대한 임상 시험을 추진하고 있지 않지만 “우리는 연구자가 주도한 연구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ejm.org/doi/pdf/10.1056/NEJMc2302677)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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