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체육’ 배드민턴에 이런 운동효과가?

[이성주의 건강편지]

2023년 09월 11일ㆍ1590번째 편지


어제 반가운 소식을 뒤늦게 들었습니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안세영이 중국오픈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에게 완승을 거두고 또 우승했다는 뉴스였습니다. 혼합복식의 서승재 채유정은 프랑스 팀에 완승해서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요.

안세영은 결승전에서 최근까지 세계 1위였던 현 2위 야마구치를 여유롭게 이겼습니다. 올해 출전한 13개 대회 모두 4강에 올랐고 이 가운데 세계선수권, 전영오픈 등 9개 대회에서 우승했으니 ‘배드민턴 여제’라 할 만하죠? 세계 여자 배드민턴 단식은 이제 안세영이 독주하고, 그 뒤로 야마구치와 3위 천위페이(중국), 4위 타이추잉(대만) 등이 물고 물리는 판세로 바뀐 듯합니다.

사진=BWF(세계배드민턴연맹)

그런데 의외로 주위에서 안세영을 모르는 이가 적지 않더군요. TV에서 적극적으로 중계하지 않아서이겠죠? 다른 종목은 국제 대회에서 처참한 결과가 잇따라도 온갖 설레발과 함께 채널을 점령하지만, 배드민턴이 방송국의 외면을 받는 것은 국내 프로리그가 없어서라는데, 글쎄요….

배드민턴은 19세기 영국령 인도에서 시작했고, 영국의 배드민턴 하우스라는 곳에서 본격적으로 보급됐다고 합니다. 1899년 전영오픈이 출범해 서구로 번졌고 우리나라에선 6.25 전쟁 때 미국 병사들을 통해 들어왔는데 제기 차기와 장기를 결합한 듯해서 인기를 끌었다네요.

엘리트 스포츠로서는 1981년 전영오픈 여자 단식에서 황선애 선수가 우승해 주목을 끌었고 박주봉, 방수현, 하태권, 이용대 등의 스타를 낳았죠. 세계적으로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일본, 대만, 덴마크, 스페인 등이 강국입니다.

배드민턴은 구속이 가장 빠른 경기로 기네스 북에 등재돼 있습니다. 선수가 ‘배드민턴 공’인 셔틀콕을 세게 때리면 0.15초 안에 상대 코트에 떨어지는데 사람은 최대 반응속도가 0.2~0.3초여서 이론적으로는 못 받아야지 정상입니다. 몸이 무의식적으로 상대 선수의 움직임에 따라 본능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받을 수가 있다고 하네요.

배드민턴은 누구나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는 ‘국민 체육’이라고 할 수 있겠죠? 2022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서 생활체육 참여율이 축구·풋살 18.4%, 골프 16.7%에 이어 9.7%로 3위였지만 설렁설렁 즐기는 사람을 포함하면 수위를 다투지 아닐까요? 배드민턴은 A, B, C, D, E의 각급 대회에 참여하는 아마추어뿐 아니라 동네 약수터, 공원 등 곳곳에서 ‘동네 고수’들이 즐기는 운동이니까요.

배드민턴은 제대로 배우려면 1, 2년 꾸준히 레슨을 받아야 하고 6개월이 지나야 경기 때 상대방에게 미안하지 않을 정도의, 쉽지 만은 않은 운동입니다. 그러나 처음엔 공을 띄우기도 힘들다가 점점 멀리, 높이 가고 스매싱으로 상대 코트에 내리꽂을 때 엄청난 쾌감을 느낍니다. 헤어핀, 드라이브, 푸시, 드롭 등 온갖 기교에 따라 공이 춤추는 재미를 붙일 수도 있고요.

배드민턴은 보통 30분에 200~300칼로리를 소모해서 같은 시간 달리는 것에 가까운 열량을 소모하며 근력, 유연성, 민첩성, 균형감 등을 골고루 길러주지요. 최고의 다이어트 운동인 데다가 커뮤니티에서 단, 복식을 하며 사회성도 기를 수 있는 환상의 스포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방송 시스템이 어떤 문제여서 이 ‘국민 체육’을 외면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배드민턴이 보는 운동으로뿐 아니라 ‘즐기는 운동’으로도 최고의 가치가 있다는 점은 확실한 듯합니다. 혹시 다른 운동을 즐기지 않으시다면, 이번 주에 배드민턴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인터넷에서 동네 동호회나 강습 체육관을 검색하면 놀라실 겁니다, 이렇게 많은 곳에서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는 데에.

9월이 무르익고 있는데, 아직 여름 더위가 떠나지 않고 있네요. 가을을 기다리며 ‘September Morn’(9월의 아침)’ 준비했습니다. 닐 다이어몬드의 명곡이지요?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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